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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을 앞두고 `경계심'을 내비친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해 내심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참모들은 전날 이 장관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 대해 "유럽특사 활동 보고 이외의 다른 정치적 의미를 낳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당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힌 것은 국무위원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이라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을 모시는 특임 장관이 대통령이 직접 주체가 되는 의미 있는 행사에 대해 그렇게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일하는 국무위원이 대통령의 행사를 앞두고 이런저런 의미를 담은 평가를 사전에 내어놓는 것은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이 장관의 이번 발언이 박 전 대표와의 구원(舊怨)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박 전 대표를 견제하고 이 대통령에게도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참모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말하면 절제를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발언할 때 절제를 조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오 장관은 당초 이날 오후 열리는 대통합국민연대(친이 성향 민간 보수단체) 행사에 참석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경기도 김포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