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가 원자력 르네상스에 어둠을 드리웠지만 독일처럼 모든 원전을 폐쇄하는 국가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원자력 전문가 맬컴 그림스턴은 "다른 대부분 국가들은 '잠시 멈추고 후쿠시마 교훈을 살펴보자'라는 것이지 '원자력발전을 중단하자'라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키로 한 독일은 특별한 경우다. 메르켈 총리는 특별한 입장에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의 결정은 집권 기민당(CDU)과 연정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의 선거 패배 후 나온 것으로, 메르켈 총리의 친 원자력 견해가 패배의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원전 폐쇄 결정이 E.ON이나 RWE 같은 전력회사로부터 법률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고, 이 조치로 독일에 전력을 수출할 수 있는 프랑스와 폴란드 전력회사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후쿠시마 참사는 전 세계 원자력의 '최후가 아니라 돌발적인 한 사건'이라며 "그것(원전 폐쇄)은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지만, 독일 여론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의 결정이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 등을 일으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스위스가 원전 퇴출을 계획하고 G8 국가 중 유일하게 원전이 없는 이탈리아가 원전 건설 계획을 무기한 동결했으나 미국과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는 대체로 원전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IA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원자로 440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이 중 104기는 미국, 58기는 프랑스에 있다. 또 건설 중인 원자로는 64기이며 이중 중국이 27기, 러시아가 11기를 건설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재생에너지 전문가 스벤 테스키는 "중국의 27기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10년간 석탄 화력발전소가 350개 세워진 것과 비교하면 많은 게 아니다"라며 "지금은 원자력 르네상스가 아니라 원자력 홍보의 르네상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은 원전 폐쇄 결정으로 이제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을 더욱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지구온난화와 싸울 기회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