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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군사공격과 외교적 압박으로 위기에 몰린 리비아 정부가 처음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장관은 26일 보도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리비아 사태를 논의할 협상에서 '모든' 정치적 선택지를 검토할 것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카임 장관은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리카 중재단이 다음주 리비아를 방문해 카다피의 '출구전략'을 논의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그러나 리비아 정부기관이 지난해 이미 개헌을 논의했고 그 가운데는 카다피가 명목상의 최고지도자로 남거나 정치에서 물러나는 안이 포함됐다면서 "모든 것은 리비아 국민이 무얼 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카임 장관의 발언은 유럽연합과 아프리카연합(AU)이 리비아 정부에 휴전 조건을 제시하고 리비아 정부 또한 자체 휴전안을 유엔에 제출한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카다피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럽 외교관들도 카다피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휴전 협상 동안에는 카다피의 권력 유지를 용인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알-바그다디 알리 알-마흐무디 리비아 총리 명의로 최근 여러 외국 정부들에 전달된 서한에서도 이전 문서와는 달리 카다피의 거취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서한 사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알-마흐무디 총리는 이 서한에서 "미래의 리비아는 (내전이 시작된) 3개월 전의 모습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면서 유엔과 AU 감시하에 즉각적인 휴전, 반군과 조건없는 대화, 양측에 대한 사면, 개헌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카다피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부르짖었던 과거의 정부 성명서와는 달리 이번 서한에는 미래의 리비아에서 카다피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리비아 공격을 주도하는 나토군 측에 탄약과 부품 등을 공급했다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알렸다.
한편 미국 정유업체인 테소로는 리비아 동부 지역을 점령한 반군으로부터 원유를 사들였으며 하와이 정유공장에서 이를 가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동부 반군과 외국 회사 간에 원유 거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