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3개월 재직 최장수 장관.."원없이 일했다"
  • "퇴임 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지방 이전 문제는 결론내고 가겠다."
    지난 5.6 개각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된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LH이전을 이달 중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약속"이라며 "(LH이전 방안과 관련해) 정부안은 잡혀가고 있는 중이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H본사 이전지 결정 문제는 이르면 다음주중 지역발전위원회를 거쳐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 장관은 MB정부 출범과 함께 2008년 2월 국토부 장관 자리에 오른 현 정부 최장수 장관이면서 과거 건설부, 건설교통부 시절을 통틀어 국토부의 최장수 장관이다.

    임기의 대부분을 MB정부의 최대 공약사업인 4대강 살리기에 '올인'하면서 '4대강 장관'이라는 별칭을 달았고, 야당ㆍ시민단체 등의 반대 속에서도 꿋꿋하게 소신을 지켜 청와대와 부처 내에서 '불도저 장관'이라는 이미지도 남겼다.

    지난 3년3개월간의 소회는 한마디로 "정말 원없이 일했다"고 정리했다.

    그는 "지난 3년여간 하루 4시간 이상 자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며 "그동안 국토부 공무원들의 조직이 단단해지고, 실력도 향상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재임기간 사력을 다해 추진해온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 40년간 고속철도, 인천공항 등 어려운 국가 사업을 해왔지만 4대강 사업이 상대적으로 가장 쉬웠다"며 "범 정부차원에서 협조해줘 일하기 좋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장관과의 일문일답.

    -4대강 사업을 마무리 못하고 나가게 됐는데 아쉽지 않나.

    ▲테이프 커팅(준공)까지 하고 가는 건 욕심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국토부 장관 3년3개월의 임기는 앞으로 깨기 힘든 기록이 될 것 같다.

    ▲글쎄..조만간 깨지겠지...(웃음)
    -일하면서 보람이 있었다면.

     ▲원없이 일한 게 가장 큰 보람이다. 지난 3년여간 하루 4시간 자지 않고 정말 앞만보고 뛰었다. 그 사이 국토부의 조직이 단단해지고, 직원들의 실력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점도 보람이다.

    (장관 등) 내부 승진이 쉽지 않은데 국토부는 그동안 외부에서 오지 않고, 내부 사람을 잘 키워 장관을 배출하고 있다. 좋은 일이다.

    -아쉬운점은 뭔가.

    ▲국토부에 워낙 뜨거운 이슈가 많다보니 100% 완벽하게 다루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후임 장관으로 내정된 권도엽 후보자는 어떤가.

    ▲권 후보자가 오게 돼서 내가 장관된 이상으로 흐뭇하고 기분 좋다. 권 후보자는 국토부 1차관 시절 2년 이상 나와 함께 호흡을 맞췄고, 젊은 사무관때부터 같이 일한 동지다. 이번에 '바통터치'까지 하게 돼 기쁘다.

    -선임 장관으로 새 장관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적정한 시기에 속사정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 공개적으로 하면 부담될테니 비밀리에 하겠다. (웃음)

    -4대강 사업에 주력해왔는데 아쉬운 점은 없나.

    ▲공직생활 40년간 고속철도, 인천공항, 4대강 사업 등 여러가지 어려운 사업들을 맡아왔는데 4대강 사업이 가장 쉬웠다. 국회에서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범 정부, 부처 차원에서 협조해줘서 우리는 일만 하면 됐다. (공사 시작한지) 2년도 안돼 마무리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정 장관이 온 이후 정부부처내 국토부이 5위권 이내로 높아졌다고들 한다.

    ▲그동안 직원들의 실력을 높이는데 투자를 많이 해서 자연스레 부처 위상도 높아졌다고 본다. 현 정부의 큰 이슈를 많이 다루고, 조직도 커졌다. 주위 사람들조차 "국토부가 일 많고, 고생한다"고 인사할 정도다.

    -향후 거취는. 내년에 여의도에서 만나는 건 아닌가.

    ▲일단 좀 쉬고...특별한 계획은 없다. 과거에도 그랬고, 정치는 처음부터 고려해보지 않은 길이다.

    -재임기간중 철도중심의 교통정책을 고수했는데.

    ▲내 개인의 역량보다는 대통령이 녹색교통에 대한 철학이 확고했다. 공무원 시작하면서 균형잡힌 교통정책을 하는 게 꿈이었다. 현 정부에서 제대로 잡혔다고 생각한다.

    -LH이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가기 전(퇴임 전)에 내가 결론내고 가야지. LH이전은 정부의 약속이다. 정부안은 잡아가고 있다. 조만간 결정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