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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의 이전 결정, 우린 동의할 수 없다.” (민주당 최규성 의원)
13일 국토해양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통합 본사를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일괄 이전하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전북에 재배치하는 정부안을 국회에 보고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임위도 파행됐다. 이날 LH 이전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가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나라당 송광호 국토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 전체회의 개의를 위해 회의장에 나왔다. 하지만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전북 출신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는 바람에 끝내 개의를 선언하지 못하고 퇴장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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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의 경남 진주행이 확정된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토해양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토부, LH본부 경남 진주 일괄이전 발표
국토부는 이날 LH 본사의 ‘전북·경남 분산 배치’ 또는 ‘일괄이전’ 여부를 검토한 결과, LH공사 통합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경남 일괄이전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사의 분산 배치는 2009년 통합된 LH를 다시 양분하는 것으로, 효율적 의사결정과 부서간 통합을 저해해 경영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동시에 청사 중복건축, 출장비용, 의사결정 지연 등에 따른 유무형의 비용을 발생시키는 문제도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재무건전성 악화로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분산 배치는 경영정상화와 장기적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북혁신도시에 국민연금공단을 재배치키로 한 것에 대해 국토부는 양 혁신도시의 핵심기능(경남-주택건설군, 전북-농업기능군)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LH 통합 본사 이전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전북지역 의원들의 반발로 파행됐다.
◆ 민주당 상임위 보이콧, “인정 못해”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토해양위 소속은 물론, 타 상임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까지 국토위 회의장을 찾아 강하게 항의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최규성 의원과 정동영·김춘진·이춘석·신건·장세환 등 전북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정 장관을 에워쌌다.
최규성 의원은 “대한민국이 청와대에서 결정한다고 그대로 따라가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라며 “그만두는 정 장관은 (이전 결정을) 보고할 자격도 없다. 당장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LH를 가져가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주겠다니 우리를 거지로 보는 것이냐”며 “전주 혁신도시도 그만하겠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말했다.
장세환 의원도 “전북과 경남 양측간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안을 발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정 장관이 직접 분산 배치가 원칙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던 공정한 사회냐”고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은 “이전 결정은 국토해양부가 내린 것이지, 정 장관 개인의 결정이 아니지 않느냐”며 “일단 자리에 앉아서 회의를 진행하고 정 장관의 보고를 들어보자”고 만류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도 “회의에 참석하러 온 정 장관을 왜 도로 가라고 하느냐. 이렇게 여러 사람이 둘러싸고 (장관을) 협박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민주당의 반발로 개의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2시40분께 회의장에서 퇴장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송광호 위원장이 개의를 선언할 수 없도록 위원장석 점거에 나섰다.
송 위원장은 위원장실에서 국토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대책을 고심했지만, 결국 오후 3시15분께 ‘회의 취소’를 선언했다.
나아가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6일 오후 LH 이전 문제를 발표한다는 스케줄에 따라 한나라당이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