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한우협동조합 ‘총체보리한우’ 장성운 조합장
  • “넓은 대지와 건강한 사료가 친환경 기법”

    전국이 구제역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았던 올 겨울. 친환경 축산으로 구제역을 막아낸 농가들이 있다. 소들에게 넓고 쾌적한 사육공간과 건강한 사료를 제공하고 있는 전라북도가 바로 그 모범 사례다.

  • ▲ 전북한우협동조합 장성운 조합장 ⓒ 자료사진
    ▲ 전북한우협동조합 장성운 조합장 ⓒ 자료사진

    전북한우협동조합 장성운(55) 조합장은 친환경 축산업이 구제역을 예방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친환경 축산업이라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이는 가축들에게 건강한 사육환경을 제공하는 것. 예를 들어 좁은 우리보다는 넓은 대지가 친환경 환경이라 할 수 있다.

    호남 지역은 평지가 많고 땅이 넓어 축산 집적도가 낮다. 이는 결국 소들에게 넓고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게 되고 구제역과 같은 질병의 발병 가능성도 낮아지게 된다고 장 조합장은 설명했다. 

    사육 공간과 더불어 친환경 사료들도 주목받고 있다. 전북 지역은 토양이 좋은 탓에 쌀, 과채류 등의 작목 농가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중에서 ‘보리’는 소들의 사료에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전라북도의 대표적인 4개 한우 브랜드 중 하나인 ‘총체보리 한우’는 친환경 사료를 먹여 키우고 있다. 이 중에서 보리의 비율은 최고 40%에 달한다. 보리의 낱알과 줄기, 잎새까지 모두 발효 공정을 거쳐서 사료의 고급 원료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

    일반적으로 소 사료는 수입 곡물(특히 옥수수)의 비중이 50%가 넘는다.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축산 사료 가격도 상승한다. 이는 결국 농가의 어려움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국산 보리 사료는 이 같은 악재도 막아줄 수 있다. 

    장 조합장은 사육환경과 사료 등이 어우러져 친환경 축산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구제역을 겪으면서 친환경 기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구제역 파동을 계기로 친환경 축산 기법을 더욱 확대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도내 민관군의 협동으로 전라북도를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지켜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도내 축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전북한우협동조합에서는 ‘총체보리한우’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사료 원자재의 자급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특히 축산 2차 가공 제품을 준비하고 송아지 번식 능력을 확대하는 등 우리 한우 브랜드의 경쟁력 향상 및 인지도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다.

    “등록᠊허가제는 축산업 시스템 갖추는 첫 걸음”

    장 조합장은 최근 구제역 이후에 이슈가 되고 있는 축산업 등록/허가제에 관해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보였다. 축산 등록 허가제는 축산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을 확보하고 축산 경영과 방역 등에 대한 일정교육을 받는 시스템. 이는 오는 2012년부터 축산 선진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농가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결국 축산업도 다양한 교육과 현장 지원을 통해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있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등록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중앙 관리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제역 예방에도 좋다는 입장.

    반면 소규모 축산 농가는 이 같은 규모와 인력을 갖추기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번식 농가로 양성하는 것과 같은 실제적인 지원책의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북한우협동조합은 농민들이 스스로 출자해 구성한 자생 조합이다. 그만큼 장 조합원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는 “구제역 파동으로 유난히도 춥고 힘들었던 지난 겨울을 계기로 도내 한우농가들이 한 발자국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저희 ‘총체보리’ 브랜드도 향후 친환경 선진 축산의 대표 주자로서 축산업뿐 아니라 농업까지도 견인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