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틱톡 행정명령 서명 뒤 韓 투자금액 재확인 러트닉 상무장관은 "韓 3500억 달러보다 증액해야"양국 갈등 속 美 경제지표까지 양호원달러 환율 1411원까지 급등
  • ▲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의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의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이른바 '3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한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 난기류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 달러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도 선불(up front)"이라고 못을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무역 합의로 앞선 한 사례(EU)에서는 9500억 달러를 확보했고, 이는 과거 전혀 지불하지 않던 금액이다. 일본에서는 5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미간 무역합의의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놓고 협상이 막혀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한국의 조건 완화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결코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하고 있다. 우리가 이토록 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시행하기로 합의했지만, 투자 패키지방식과 관련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특히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한다면 한미간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 조건'(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달러 보유고가 4100억 달러에 불과해 단기간 직접적인 3500억 달러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는 세부 합의 도출이 핵심 과제이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에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금액을 더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러트닉 장관이 최근 한국 정부 인사에게, 한국이 약속한 3천500억 달러를 소폭 증액해, 최종 금액을 일본의 5천500억 달러에 가깝게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이견을 계속 보이는데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새벽 야간 시간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9원을 넘어서데 이어 26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도 1411원까지 급등했다. 

    3500억달러 투자에 대한 불안한 기운에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매도에 나선데다, 미국의 경기 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 기대가 떨어지고 강달러가 구현되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으로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로 3.8% 증가했다. 전분기(-0.5%) 대비해서 큰 폭으로 반등한 수치로, 시장 추정치와 잠정치인 3.3%보다 0.5%포인트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