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2일 국무회의 발언 기록...“대통령 물러나야 해결”이철순 교수 “4.19 이전에 국민의 뜻 따를 의사 밝혀”"선거 잘못된거 아니냐" 물어...부정투표 사건도 모른듯
  • 알려진 것과 달리 이승만 대통령은 4.19 이전에 대통령 직에서 물러설 결심을 했다는 자료가 나왔다.
    12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제2회 이승만포럼에서 ‘4.19 전후의 이승만과 미국’을 주제로 발표 할 이철순 부산대 정외과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이 그동안 일부 주장처럼 미국의 압력에 의해 사퇴한 것이라고 단정할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며 “이 부분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 이승만(앞줄 왼쪽) 대통령이 하야성명을 발표한 후 경무대를 떠나고 있다.ⓒ자료사진
    ▲ 이승만(앞줄 왼쪽) 대통령이 하야성명을 발표한 후 경무대를 떠나고 있다.ⓒ자료사진

    이 교수는 1960년 3.15선거 후 발생한 소요사태와 관련해 그해 4월 12일 제36회 경무대 국무회의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각료들을 상대로 발언한 각의기록을 그 근거로 들었다. 
    시국안정을 의논하는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부가 잘못하는 것인지 민간에서 잘못하는 것인지 몰라도 아직도 그대로 싸우고 있으니 본래 선거가 잘못된 것인가?”라고 묻는다.
    장관들이 공산세력의 선동 가능성 등을 거론하자 이 대통령은  “학생들을 동원하였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다시 묻는다.
    이에 김정렬 국방장관은 “학생들이 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다.
    관계장관들의 의견을 들은 뒤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 즉 선거가 없었으면 일이 잘 되어 갔으리라고 생각하기 않는가?”라고 묻는다.
    김 국방이 이에 “민주당 극렬분자의 장난이지만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있는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완전한 페어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장관들을 호통치며 추궁하다 못해 결심을 드러낸다.
    “나로서 말하기 부끄러운 말이지만 우리 국민은 아직 민주주의를 하여 나가기까지 한참 더 있어야 할 것이며...(중략)...어린 아이들을 죽여서 물에 던져놓고 정당성을 말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이니 만큼 무슨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인바, 이승만이 대통령을 내놓고 다시 자리를 마련하는 이외는 도리가 없다고 본다. 혹시 선거가 잘못되었다고 들은 일이 없는가?”라고 묻는다.
    이 교수는 이 대통령의 “이승만이 대통령을 내놓고 다시 자리를 마련하는 이외는 도리가 없다”는 언급이 이미 하야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송인상 재무장관이 “정부가 이 이상 더 후퇴할 수 없으니 대책을 강구하여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자 ”할 일이 있어야 하지. 이 대통령을 싫다고 한다면 여하히 할 것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다시 한번 사퇴 의지를 드러냈다.

    이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미국의 공작이 간단없이 계속되었지만 이승만 자신의 하야 결단을 방증하는 자료들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회 이승만포럼은 12일 오후 3시부터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