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PK 신공항 유치 무산에 ‘공황’ 그리고 ‘반발’
  •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단이 30일 오후 3시30분 정부 과천청사 국토해양부에서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해당 지역 정치권이 분화했다. 밀양과 가덕도 유치를 강하게 주장하던 대구·부산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이날 발표에 허탈해하기 보단 ‘백지화設’이 사전에 퍼져있었던 만큼 “결코 수긍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특히 이들은 지역별 후속 대책을 담은 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정부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과 <뉴데일리>와의 전화통화 내용이다.

    주성영(대구 동구갑) 의원은 “백지화를 떠나 정부가 신공항 결정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우리는 결코 이번 발표에 수긍할 수 없다. 내년 총선 공약으로 ‘신공항 유치’를 또 다시 걸고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번 입지 선정과 관련, 정부가 입학시험도 보기 전에 벌써 불합격 처리를 해버려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인들도 원성을 하고 있다”면서 “신공항 건설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어느 공약 하나 지킨 것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공약을 지키는 쪽으로 신공항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정부 발표 이후 지역 의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대구시당부위원장은 ‘백지화’ 대책 회의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조 위원장은 “오후 내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다음에 통화하자”고 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구을) 의원은 “이미 많은 보도를 통해 내 입장은 밝혔고 귀찮게 하는 연락을 많이 받아 힘들다”며 통화를 거부했다. 주 의원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지화로 결정이 날 경우 일부지역에서는 민란수준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가덕도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부산도 마찬가지다.

    김정훈(부산 남구갑) 부산시당위원장은 “백지화는 말이 안된다. 여태까지 신공항이 필요하다 해서 추진해 놓고 갑자기 이러면 곤란하다”면서 “입지 평가와 관련해서도 충분히 조사를 했다면 모르겠는데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신공항 입지평가단은 가덕도를 불과 50분 둘러봤을 뿐이다. 이렇게 중요한 국책사업을 잠깐 둘러본 것 가지고 어떻게 결정하느냐. 백지화는 결국 정치적 논리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 출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현재 대책 회의를 하기 위해 시당에 모여 있는 상태”라며 “특히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김해공항 확장 이전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불거진 것인데 이렇게 백지화로 결정된 만큼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과 관련된 다른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역 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오후 4시에는 김 위원장 등 부산 출신 국회의원과 허남식 부산시장이 신공항 입지선정 발표와 관련 합동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