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軍부대의 “철수하라”는 안내문 
     
     46명의 戰友가 敵에게 죽어간 마당에 이런 안내문을 내야만 했을까?
    金成昱   
     
     
     23일 애국단체의 자유의 전단 살포가 저지된 배경엔 ‘겁먹은(?)’ 군대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라이트코리아는 27일 “軍이 북한의 공갈에 겁먹었다”는 기사를 통해서 ‘해당 군부대가 對北전단 살포를 이유로 민통선 출입을 제한, 농민들이 당장 영농작업을 못하게 되자 對北전단 살포를 직접 저지하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한 뒤 ‘軍이 北의 포격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바람에 철원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갖고 對北전단에 알레르기 반응마저 일으키고 있다’며 ‘軍에 北의 공갈·협박이 먹혀들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해당 지역 모 부대장은 ‘민간단체 전단지 살포로 GDP 지역 내에 언제든지 적의 포격도발 가능성이 농후하여 민간인들은 오전 10시까지 철수하라!’며 ‘10시까지 철수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피해발생이 있더라도 군부대 내에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는 안내문(사진)을 지역에 뿌렸다.
     
     자신이 담당한 지역에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부대장 생각을 비난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왠지 마음이 편치 못하다. ‘對北전단이 북한의 도발을 부르는 것은 아니며 만일 북한의 도발이 있다면 10배, 100배 보복할 것이니 안심하라’는 당당한 공문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인가?
     
     북한이 공갈칠 때마다 군부대가 “철수하라”, “피해발생이 있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공문을 지역에 뿌리면, 지역민들은 필사적(必死的)으로 對北전단 살포를 저지할 것이다. 對北전단 날리기 같은 평화적이고 초보적인 심리전도 저지된다면 응징이나 보복은커녕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어떠한 수단도 쓸 수 없게 된다. 결국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도망치는 것뿐이다. 核으로 무장한 북한에 인질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46명의 전우(戰友)가 敵에게 죽어간 마당에 이런 안내문을 내야만 했을까? 마음이 무겁다. 軍이 아니라 동사무소 女직원이 쓴 것 같은 안내문을 보며 많은 국민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것은 국방부 의견인가? 아니면 부대장 개인의 생각인가? 햇볕정책 10년을 지내며 우리의 정신은 이렇게 바뀌어 버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