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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는 리비아 국내에 수 백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숨겨놓고 있으며 이 자금이 아프리카 용병들을 고용해 반군과 대치하며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보 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자산동결 등 경제적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카다피와 리비아 정부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카다피는 지난 몇 년간 리비아 중앙은행과 여타 트리폴리 인근에 있는 은행들에 자신과 친인척 등 측근들의 명의로 엄청난 현금을 예치해 뒀으며 시위가 시작된 이후 이중 일부 자금은 카다피의 밥 알-아지지아 사령부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전 격화로 리비아의 산유량이 하루 180만배럴에서 30만∼40만배럴로 줄어들고 이로 인해 정부의 수입도 급격히 감소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자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중동지역 금융문제에 정통한 케네스 바든 변호사는 트리폴리에서 시위가 발발하기 직전에 카다피가 국제사회의 제재로부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이전한 흔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다피 명의로 보관된 자금은 아마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부분은 가족과 측근들의 명의로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는 리비아 디나르화와 미국 달러, 여타 다른 외국통화 등의 형태로 보관된 이 자금을 자신의 군대와 아프리카 용병, 지지세력 등에게 지급하면서 충성을 보장받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카다피는 지난 2004년 국제사회와 협력키로 하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됐을 때부터 언젠가는 제재가 다시 이뤄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당시 제재 해제 후 리비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위한 해외의 투자가 밀려들어 왔고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거래도 가능해졌는데 카다피는 당시 국제 석유 현물시장에서의 석유판매를 포함한 일부 국제거래를 현금으로 하도록 지시했었다.
리비아 전문가인 영국 엑서터 대학의 팀 니블럭 교수는 카다피가 1990년대부터 현금을 숨겨놓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그는 내부와 외부에서 문제가 생길 것을 항상 의식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자금을 조성해놓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