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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행사를 계기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화해할지 주목되고 있다.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고 정주영 명예회장 추모사진전 개막식에는 정 회장 등 정씨 일가와 함께 현 회장도 참석했다.
이날 만남은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양측이 갈등을 보인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보다 약 20분 가량 늦게 도착한 현 회장은 개막식내내 시숙인 정 회장과 인사를 나누지 못하면서 다소 냉랭한 분위기가 흐르는 듯 했다.
그러나 개막식이 끝날 무렵 현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 정 회장에게 다가갔고, 정 회장은 이내 "제수랑은 원래 악수하는 거 아니지"라고 하면서도 "그래 악수 한 번 하지"라며 악수를 청했다.
정 회장은 호탕하게 웃었고, 이에 현 회장은 별다른 말은 없었지만 손을 내밀면서 두 사람은 손을 잡았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정 회장과 현 회장이 이미 화해 무드가 조성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도 현대건설이 보유한 7.75%의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할 것인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서로가 잘 돼야지"라며 "유치하게..그런 거 안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그룹은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을 이용해서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몽준 의원도 두 분이 화해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 해결될 것으로 안다. 잘 해결되지 않았나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오는 추모 사진전 외에도 14일에는 추모 음악회, 21일에는 기일이 있어 정 회장과 현 회장은 계속 만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이 필요한 현대그룹으로 서는 정 회장이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건설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그럴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까지 합치면 범 현대가가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
게다가 현대상선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것은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그룹과 상관없이) 우리 갈 길을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