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3일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스톡옵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신한금융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사회가 법무법인의 의견을 반영해 적절한 절차에 따라 허용한 스톡옵션 행사 권한을 취소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라 전 회장이 스스로 스톡옵션을 반납하거나 사회에 환원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라 전 회장에 대한 스톡옵션 행사 허용에 대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라 전 회장과 이사회를 다 포함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최근 라 전 회장에게 스톡옵션 행사를 일부 허용한 신한금융 이사회에 강한 불만을 피력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이사회에서 2005~2008년에 라 전 회장에게 부여된 스톡옵션 중 신한금융 사태 이후 행사 기간이 도래하는 2008년 부여분을 제외한 2005~2007년 부여분에 대해서는 행사 권한을 허용했다.
신한금융은 법무법인 3곳으로부터 라 전 회장이 횡령이나 배임 등으로 회사에 중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보기 어렵다는 검토 의견을 받았기 때문에 신한금융 사태 이전에 행사수량이 확정되고 행사 가능시기가 도래한 스톡옵션 부여분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이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절차에 따라 결정한 스톡옵션 행사 허용을 취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라 전 회장이 스스로 스톡옵션을 반납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법무법인의 견해를 받은 뒤 결정한 사항이어서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라 전 회장이 스톡옵션 행사를 하지 않거나 반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의 경고로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 권한 부여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이날 "조직과 인사에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없다면 신한금융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한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금융권에 스톡옵션(주식매수 청구권)이 도입된 것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이 대규모 합병과 구조조정을 단행한 전후다.
현 KB국민은행과 합병한 옛 주택은행장을 지낸 김정태 전 행장이 1998년 동원증권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스톡옵션 5만주를 받은 것이 국내 금융계 스톡옵션의 효시가 됐다. 김 전 행장은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옛 주택은행장으로 옮기면서 동원증권 사장 취임 때 받은 스톡옵션이 취소됐다.
김 전 행장은 1998년 10월 말 주택은행장을 맡으면서 월급 1원을 받는 대신 스톡옵션 40만주(기준 행사가격 5천원)를 얻었다. 김 전 행장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을 주도한 인물로, 국민은행 실적을 개선함으로써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그 결과 김 전 행장은 스톡옵션으로 받았던 주식을 처분해 100억원 넘는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김 행장은 국민은행 주가가 최고점에 올랐을 때 보유하던 주식을 한꺼번에 시장에 내다팔았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받게 됐고 이로 인해 금융권 전반에서 스톡옵션 문제가 논란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은행권 임직원들의 성과급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부로부터 외화차입 지급보증, 자본확충펀드 등의 각종 지원을 받은 은행들의 경영진이 높은 성과보수를 챙기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
사회적인 비난 여론을 의식한 은행권 임직원들은 2008년 12월~2009년 3월에 잇달아 스톡옵션을 반납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아예 `금융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만들어 은행 등 금융회사는 경영진 성과급을 3년 이상에 걸쳐 나눠 지급하도록 못박았다.
이는 단기 실적에 연계한 과도한 성과급 지급이 금융회사의 무리한 투자로 이어져 금융 부실을 가져오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나중에 부실이 발생하면 경영진은 예정된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