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지사로부터 바통 이어 받겠다는 계산”
  •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25일 “강원도를 반드시 지켜내 빼앗긴 것들을 되찾아 오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겠다"면서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며 “재보궐 선거를 통해 모든 것들을 회복하고 되살리는 일을 강원도민들께서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기자회견문에서 ‘지키겠다’ ‘지켜내겠다’의 표현을 아홉 차례나 사용하며 강원도에 대한 위기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 ▲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오는 4.27 재보선 강원지사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연합뉴스
    ▲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오는 4.27 재보선 강원지사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연합뉴스

    그간 강원도는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분류돼 왔으나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선거의 가장 큰 이변이었다. 강원도 지역이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의 정치인들이 줄곧 당선돼 온 전례는 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강원도민의 일종의 변화, 개혁 바람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광재 지사가 취임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대법원 판결에 발이 묶이자 강원도민의 상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지난달 도지사직 박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기까지는 마음 고생이 심했다.

    최 의원은 이 같은 분위기를 ‘동정론’으로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이 전 지사의 지사직 상실로 빚어진 도민들의 허탈감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최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강원도를 지키겠습니다. 강원도를 지켜내겠습니다. 강원도를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빼앗긴 것들 되찾아 오겠습니다. 잘못 된 것들 바로 잡겠습니다. 이광재 지사, 되찾아 오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광재 전 지사가 대법원 판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원도를 지켜내지 못해 참으로 슬프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 발언인 셈이다.

    이에 대해 여권의 반응은 냉랭하다. 한마디로 민심을 읽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강원도민들도 다 안다. 민주당이 대법원 판결 앞두고 있는 이 전 지사를 공천에 강원도가 잃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라면서 “비리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찬물까지 끼얹었는데 최 의원이 이 전 지사의 바통을 이어받는다고 플러스적인 요소가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한편, 최 의원은 1956년 춘천 출생으로 춘천고와 강원대 영문과,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84년 MBC에 입사했다. 이후 2005년 노조위원장 출신의 첫 사장으로 임명된 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