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재외공관장들과 함께 한 만찬회동은 올해 외교의 키워드인 '비즈니스 외교'를 화두로 격의없는 대화를 주고받은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외교관이 일꾼"이라며 시대의 변화에 따른 발상과 태도의 전환을 주문했고, 이에 공관장들은 나름대로 외교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변화'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외교의 진로를 향한 공감대를 모색한 장이었다.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이날 만찬은 오후 4시30분부터 열린 이 대통령의 특강에 이어 6시20분부터 한시간 넘게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재외공관장들 모두 노타이 차림의 편안한 복장으로 대화를 나눴으며 간간이 농담과 웃음이 터져나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주문한 것은 '발로 뛰는 외교'였다. 외교관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1970∼80년대의 사고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이제는 직접 현장을 누비며 일을 발굴해내는 외교관이 돼야 한다는게 이 대통령의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특히 "아는 것은 많고 안 뛰는 사람은 정말 골치아프고 좀 부족하더라도 진정성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마음이라는 것은 다시 먹으면 새로워지는 것"이라며 "과거의 시대상에 맞는 과거의 생각으로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느 지역이든지 일이 없는 곳은 없다"며 "일은 찾아서 해야 되는 것이고 공관장들이 당장 성과가 안 나오는 일이더라도 무엇이 국가를 위하는 일인지를 생각하고 헌신적으로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존경받는 외교'다. 소득수준이 높아진데 안주하지 말고 진정성있고 낮은 자세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줌으로써 선진일류국가 다운 '국격'을 갖도록 외교관들이 힘써달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남의 도움을 받고 일어선 나라이고 물건을 팔고 통상을 통해 발전한 나라"라고 규정하고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 존경받을 만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제는 남을 도와주는 위치에 이른 나라의 입장에서 적은 금액을 다른 나라에 지원하더라도 정말 진정성과 겸손함을 갖고 공손하게 원조를 해야한다"며 "그래야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효과도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줄 때는 한손으로 주지 말고 두손으로 주라'는 평소의 지론을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나아가 '통일'과 '선진일류국가 건설'이라는 국가의 지상과제를 지향하는 외교를 화두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돼 있고 언제나 도발의 위협을 느끼면서 살아야 되는 분단된 나라"라며 "가장 많은 국방비까지 쓰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런 만큼 우리 공관장들이 외국에 나가 해야할 역할이 정말 크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평도 사건과 같은 경우 옛날 같으면 외국으로 보따리를 싸서 갔을텐데, 이제는 국민의식이 성숙해 정부를 믿고 북한이 감히 도발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신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한민국은 목표가 뚜렷하다"며 "잘 살아야 하고 선진일류국가를 이뤄야 하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선진국 국민들은 휴가도 많이 가고 편안하게 일도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지 않느냐"고 공관장들의 외교적 노력을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6.25 전쟁 때 미군이 한국전쟁에 참여해 3만7천명의 희생자를 내면서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고 시장경제를 세워주고 무상원조를 통해 기술을 지원해줬다"며 "그때 미국 군인들에게 줄을 서서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이제 성공을 거두고 미국이 우리로부터 대접을 받고 있다는게 얼마나 의미깊은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