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반체제 지도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는 2일(현지시각) 호스니 무바라크 이후 정권이 미국 및 이스라엘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세간의 주장은 "허구"라며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엘바라데이는 이날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일단 민주주의 국가가 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란 선전들이 있지만 이것들은 허구"라고 못박았다.

    또한 "무바라크가 대통령직을 고수하는 한 절대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의 대화요청을 다시 한번 거절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이집트 최대 야권조직인 '무슬림형제단' 측에 권력이행 과정에서 민주주의적 절차를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이집트의 정권이양은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무슬림형제단에 이같이 요구했으며, 이집트 내 강경 이슬람세력의 움직임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미국 외교관계자들이 이집트내 여러 야권 세력들과 접촉했지만 무슬림형제단과는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 관계자 역시 AFP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 대사관이 수많은 이집트 야권 관계자들과 접촉했지만 무슬림형제단은 아직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카네기 평화연구소의 마리나 오타웨이 연구원은 "무슬림형제단이 정권을 잡으면 이집트-이스라엘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을 미국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가치를 중시하는 무슬림형제단은 2005년 총선에서 전체의석의 20%를 차지하는 등 이집트 국민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