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인 카드론 40.1% 급증
  • 최근 저신용등급자들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이 급증하면서 제2의 ‘카드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0등급 신용등급 분류 가운데 ‘주의 등급’에 해당하는 7등급과 8등급의 신규 발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7등급의 경우, 2009년 3분기와 4분기 신용카드 신규 발급건수는 11만2000건과 12만800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들어 1분기 14만2000건, 2분기 17만5000건, 3분기 18만건으로 늘었다.

    8등급은 2009년 3분기와 4분기 각각 2만건에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해 1분기에는 2만3000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2만9000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위험 등급’으로 분류되는 9~10등급이다. 2009년 3분기 9등급을 대상으로 한 신규 발급은 5000건에서 지난해 3분기 6500건으로, 10등급은 1700건에서 2000건으로 각각 크게 늘었다.

  • ▲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주차장 입구에서 카드회사 모집인들이 공짜 관람권을 미끼로 카드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주차장 입구에서 카드회사 모집인들이 공짜 관람권을 미끼로 카드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신용상태가 좋은 1~6등급의 카드발급 건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3분기 들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카드 신규 발급이 늘면서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지난해 3분기까지(1~9월) 381조7000억원으로 2009년 같은 기간 347조2000억원 대비 9.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용카드를 통한 신용대출인 카드론의 경우는 2009년 1~9월 1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조9000억원으로 40.1%나 급증한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파악했다.

    이 같은 카드 신규 발급과 이용실적 증가세는 전반적인 가계대출의 채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2003년 ‘카드 대란’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NICE신용평가정보 관계자는 “2009년 이후 활성화된 카드론 등의 소액대출 비중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의 상대적 의존도가 낮아지고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채무건전성지수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경쟁이 격해지고 있는 신용카드업계의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나 현금대출 등의 경쟁실태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