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고조되며 환율 더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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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긴 연휴가 끝난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20원을 돌파한데 이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점화하며 역외에서 한때 1430원 위로 치솟았다.한미 관세 협상 장기화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교착, 글로벌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1400원대 환율이 다시 '뉴노멀'로 굳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10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한 때 1430.32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1429.55원까지 내려 왔지만,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이에 앞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00.0원)보다 23.0원 오른 1423.0원에서 거래를 시작했다.이는 장중 기준 지난 5월14일(1421.3원) 이후 5개월 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10원 후반대에서 1420원 초반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외시장에서도 이미 1420원을 넘어섰고, 연휴 직후 국내 시장에서도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이번 환율 급등세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관세 부과를 이어가며 협상 장기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 전액을 현금으로 집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협상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 조건을 제안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했으나, 미국 측에서 아직 유의미한 답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원화 강세 요인을 끌어낼 만한 우호적 합의가 도출될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또한 연휴 기간 유럽과 일본 통화 약세가 달러 강세를 부추긴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총리 사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유로화가 하락했고, 일본에서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후보가 승리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7 수준으로, 아직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추석 직전 종가(97.88)보다 크게 올랐다.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지며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원화 약세 압력이 중첩되며 달러-원 상방 압력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고용 보고서 발표 재개로 약달러로 전환되거나 대미 투자 협상에서 우호적인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상방 압력이 우세해 1400원대 등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추석 연휴로 거래량이 부족했던 탓에 원화는 글로벌 강달러에 좀 더 취약한 양상을 나타낸다"며 "오늘 원·달러는 연휴간 유로, 엔화 급락이 촉발한 달러 강세를 반영 1420원 초반에서 출발한 뒤 추가 상승 시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