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규모의 축산단지가 밀집한 충남 홍성과 국내 최다 한우산지인 경북 상주에서 21일 잇따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정부 당국이 `패닉'상태다.

    만약 이들 두 지역의 의심신고가 구제역으로 확인되면 ▲`명품한우' 횡성 ▲최대 축산단지 홍성 ▲최다 한우산지 상주 등 국내 3대 축산 전진기지의 산업기반이 송두리째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도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하거나 의심신고가 나오면서 이번 구제역은 국내 축산업 역사에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충남 홍성 광천읍 한우농장과 경북 상주 함창읍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또 경기 평택 고덕면 염소농가, 충남 아산 음봉면 한우농가, 충남 천안 풍세면 돼지농가, 강원 고성 간성읍 한우농가에서도 연이어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충남 공주 탄천면 한우농장과 충남 아산 신창면 한우농장에서, 지난 20일에는 충남 예산 광시면 한우농가와 경북 포항 흥해읍 돼지농장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했다.

    정부가 전국의 소를 대상으로 한 백신 1차 예방접종을 이미 마쳤는데도 충남.경북.경기.강원 등 적지 않은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거나 의심신고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해온 방역작업이 완전실패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백신을 접종한 뒤 14일을 전후해 항체가 형성되는 만큼 이달 말께부터는 완연한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구제역 백신은 예방효과만 있을 뿐 치료효과는 없어 이미 전국적으로 퍼졌을 구제역 바이러스를 잡는데는 역부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구제역은 7개 시.도, 57개 시.군, 136곳으로 늘었고 의심신고만도 180건으로 불었다. 살처분.매몰 규모도 4천466농가, 230만7천512마리로 집계됐다.

    가축별로는 ▲소 3천187농가 13만9천870마리 ▲돼지 1천21농가 216만2천48마리 ▲염소 151농가 3천567마리 ▲사슴 107농가 2천27마리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이 완료됨에 따라 살처분.매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는 예방접종 뒤 항체가 형성되는 14일이 지나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는 감염된 소와 접종 뒤 태어난 송아지만 매몰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는 지금까지 모두 71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돼 30건은 양성으로, 31건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이날 경기 이천 설성면 산란계농장, 경기 파주 광탄면 토종닭농장, 전남 해남 산이면 육계농장에서 잇따라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AI로 인한 살처분.매몰 규모는 176농가, 395만6천453마리로, 발생지는 4개 시.도, 11개 시.군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