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장 위원장 취임 이후 투쟁 일변도->대화.타협 중시교육계, 자성했다 vs 살기 위한 발버둥… 의견 분분
  •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과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신임 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과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신임 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예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이를 지켜보는 교육계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신임 장석웅 위원장이 4년 만에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의 단독 면담을 치렀고, 17일에는 한국 교총 안양옥 회장과 회담을 가진다. 모두 전교조가 먼저 요청해 성사된 면담들이다. 그동안의 대화보다는 투쟁이 먼저였던 노선에서 확 바뀐 모습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위기감을 느낀 전교조 조직이 자성했다는 긍정적 해석이 있는가 하면, 보수 세력에게 다가서기 위한 단순한 전략 변화라는 견해가 그것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 14일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과의 첫 대면에서 “전교조에 긍정적 변화가 온 것 같아 반가웠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장 위원장도 “만남에 응해줘 감사하다. 가까운 길인데 멀리 돌아 힘들게 온 것 같다”고 인사를 대신했다. 장 위원장은 “전교조는 변할 것인데, 교과부도 일방통행 대신 협의통로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기도 했다.

    보기 드문 훈훈한 모습이었다. 전교조 장 위원장은 취임 후 계속된 언론 인터뷰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자주 표출했다. 그는 “투쟁 중심에서 교육정책 제시 중심으로 조직구조를 전환하겠다”며 농성·집회·단식 같은 물리적 투쟁을 지양하고 수업개혁·학교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누차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특히 교원평가·일제고사 반대 투쟁, 민노당 후원 등과 관련해서도 '섣부른 투쟁은 자제하자'는 식의 부정적 입장을 전달해 자칫 강경파와의 분열도 우려될 정도로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교원평가 등 주요 교육정책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대형집회, 장관 퇴진운동 등을 통해 주장을 관철하려 했다면 이제 제3의 대안을 찾거나 공청회 등에 적극 참여하는 방법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겠다는 식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장 위원장은 인터뷰 등에서 전교조의 주장은 옳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전교조가 그동안 주장해온 교육철학을 관철하는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장 위원장의 행보를 전교조의 교육철학을 효율적으로 관철하려는 의도적인 전략 변화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직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장 위원장의 발언이 그동안 전교조가 줄곧 주장해 온 데서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장 위원장은 이달 3일 조합원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MB 특권교육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내놓겠다"며 여전히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수위는 조절했지만 교원평가제, 2009 개정교육과정, 해직교사 복직, 강원·경기 고교 평준화 등의 문제점을 빠짐없이 거론했다.

    이에 대해 교총 관계자는 "(전교조의 모습에 대해)긍정적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견해 차를 서로 인정하고 있고 이에 대한 조율도 분명히 필요한 상태다. 먼저 손을 내밀면 잡아야 주겠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내부 관계자도 “최근 (위원장 취임 이후)조직 내부에서도 노선 변경이냐 전략 수정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다소 과도기라고 생각하지만, 투쟁 철폐, 집회 축소 등 조직의 본래 목적을 벗어난 노선 변화는 절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