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빠진 연예계, 시간당 3만원 '도박 아르바이트' 횡행
  • ◆개그맨 상당수 '도박 중독' 빠져

    유명 개그맨 다수가 도박 전문 사기꾼인 '타짜'를 고용, 서울 강남 등지에서 억대 도박판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강남 모처 오피스텔에서 속칭 '하우스 도박장' 운영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제보자 김모씨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연예인들 상당수가 억대의 불법 도박을 즐기고 있다"며 "보통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도박은 판돈이 최소 500만원부터 시작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고 13일 전했다.

    김씨는 "연예인 중에서도 특히 개그맨들이 도박을 많이 하는데 오전에 행사를 뛴 다음, 마음에 맞는 지인끼리 오후에 도박장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인 신정환이 해외원정 도박 파문으로 물의를 빚을 당시에도 강남 오피스텔 등에 마련된 사설 도박장들은 불야성을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에는 신정환과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도 있었다고.

  • ◆"강남에서만 '타짜' 200~300명 활동"

    더욱 심각한 사실은 이들 연예인들이 도박 전문 사기꾼인 '타짜'를 고용, 이른바 사기 도박에도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에서만 200~300명의 타짜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헤아릴 수 조차 없죠. 타짜들은 보통 도박판으로 끌어들이는 '고용인'이 있기 마련인데, 연예인 중 일부도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타짜와 미리 짜고 사기 도박을 벌이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결국 친한 연예인들끼리도 서로 속고 속이는 일이 밥 먹듯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도박판입니다."

    김씨는 "타짜들 상당수가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 사이에 걸쳐있다"며 "나이가 어리다고 안심했다가 돈을 왕창 뜯기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왔다"고 말했다.

    "언제는 지인 중 한명이 20대 초중반의 젊은 여자를 도박판에 데려왔더라구요. 아무 의심 없이 판을 벌였는데 알고보니 전문 타짜였습니다. 솜씨가 보통이 아니어서 저 뿐만 아니라 모두들 타짜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도박이 다 끝난 후에 알아차렸죠."

    ◆"일부 B급 연예인, '알바비' 받고 머릿수 채워" 

    사설 도박장은 음성적으로 비밀리에 운영되는 곳이라 반드시 지인의 소개를 받은 사람만이 도박판에 참여할 수가 있다고.

    "바둑이, 바카라, 포카 등의 도박을 하기 위해선 테이블당 최소 6명 이상이 필요한데 이같은 도박꾼들을 조달하는 전문 브로커가 하우스마다 있습니다. 이 브로커는 자신이 받은 소개비에서 참가자들에게 소정의 아르바이트비를 주기도 하는데 시간당 3만원을 지급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한번 도박을 시작하면 10시간 이상을 하기 때문에 일당 30만원 정도는 챙겨갈 수가 있죠."

    김씨는 "도박장과 타짜는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라며 "연예인들이 참석하는 도박판도 예외는 아니"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발을 들여놓은 도박꾼이 거액을 잃게 되면 본전을 찾기 위해 몸부림을 치게 되죠. 이 경우 상당수가 타짜를 찾게 됩니다. 사전에 5대 5 정도로 수익 배분을 약속한 뒤 타짜와 함께 도박판에 참여한 도박꾼은 약속한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방을 속이기에 골몰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점은 테이블 내 상대방 역시 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죠. 연예인들이 타짜를 끼고 판을 벌이는 광경도 여러번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돈을 따는 쪽보다는 잃는 연예인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3~4년간 '하우스 출입' 연예 종사자 1백여명"

    김씨에 따르면 이런 저런 이유로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 현재 심각한 도박 중독에 빠진 연예인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 출신으로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연예인 L씨는 하룻밤 새 1억원을 날리기도 하는 등 매번 배팅 액수가 상당해 피해 규모도 큰 것으로 알려졌고, 얼마 전 모 개그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개그맨 A씨는 항상 돈을 잃어 월세를 전전하면서도 도박을 끊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와 친분이 두터운 유명 개그맨 B, C는 함께 도박판을 전전, 하우스 업계에선 단골 손님으로 통한다고.

    김씨는 "매니저를 통해 도박 세계에 입문한 연예인들도 많이 있다"며 "B급 연예인과 매니저들의 경우 여러 방송 종사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데, 자신과 '갑'의 관계에 있는 특정인이 도박을 정말 좋아할 경우 자의반 타의반 도박판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며 "이처럼 악성 취미를 가진 업계 관계자와 친분을 쌓기 위해 발을 들여 놓은 뒤 도박 중독에까지 이른 연예 관계자들도 많이 봤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강남에서 사설 카지노를 운영하다 최근 관련 사업을 접었다는 한 하우스 운영자는 "지난 3~4년간 주요 하우스에 드나든 연예 관련 종사자들을 헤아려 보면 1백여명은 되는 것 같다"며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장을 수시로 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