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소위 진보가 오바마에게 배워야 할 것  
     
     대한민국의 사상적 내전은 그 진앙(震央)이요 사령부인 북한정권의 평화적 해체를 통해 끝이 나고, 1948년 시작된 건국의 혁명 역시 완성될 것이다.
    金成昱   
     
     
     이른바 대한민국 보수·진보 대립의 비극(悲劇)은 논쟁할 가치가 없는 대상을 놓고 싸워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이 옳았다! 또는 그렇지 않았다? 이것이 논쟁의 대상인가?
    이승만의 노선이 옳았다! 또는 김일성의 노선이 옳았다? 이것은 논쟁의 대상인가?
    북한정권이 반국가단체, 즉 반란단체·반역단체로서 평화적인 해체대상이라는 것 역시 논쟁의 대상인가?
     
     한국의 자칭 진보·좌파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3대 세습 같이 인정할 수 없고, 인정해서도 안 되는 것들을 감싸는 퇴행적·수구적 모습을 보인다. 이런 자폭(自爆)·자살적(自殺的) 충동이 만연하면 국가는 무너질 것이다. 60년 대한민국의 성취가 북한에 투사되는 자유민주주의 통일도 요원해진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 진보·좌파가 있고 경우에 따라선 공산당도 존재한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진보·좌파, 공산당마저 국가의 근본가치(core value)나 헌법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진보·보수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미국의 근본가치를 놓고 다투진 않는다.
    가장 좌파적 대통령으로 불리는 오바마의 취임연설문을 보라.
    한국에서 이런 연설이 있었다면 그는 극우로 불렸을 것이다.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My fellow citizens)으로 시작되는 이 연설문은 “미국의 위대함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우리는 그 위대함이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압니다(In reaffirming the greatness of our nation, we understand that greatness is never a given)”며 “저는 우리 선조들의 희생을 기리는 마음으로(mindful of the sacrifices borne by our ancestors)” 말을 잇는다.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오바마의 감사와 경의는 여러 번 반복된다.
    그는 ▲“우리를 위해, 그들은 자신들의 얼마 안 되는 전 재산을 꾸려 새 인생을 찾아 대양을 건넜습니다.
    (I stand here today humbled by the task before us, grateful for the trust you have bestowed,)”,
    ▲“우리를 위해, 그들은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서부에 정착해서 채찍질을 감내하며 황야를 일궜습니다.(For us, they packed up their few worldly possessions and traveled across oceans in search of a new life.)”, ▲“우리를 위해, 그들은 싸웠고 또 콩코드와 게티스버그, 노르망디와 베트남의 케산 같은 곳에서 목숨을 바쳤습니다.(For us, they toiled in sweatshops and settled the West endured the lash of the whip and plowed the hard earth.)”,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이런 분들은 자신들의 손의 살갗이 벗겨질 때까지 분투하고, 희생하고, 일했습니다.(For us, they fought and died, in places like Concord and Gettysburg Normandy and Khe Sahn. Time and again these men and women struggled and sacrificed and worked till their hands were raw so that we might live a better life.)”라며 위대한 조상의 족보를 상세히 나열한다.
     
     오바마는 “우리는 그러한 유산의 수호자들입니다.(We are the keepers of this legacy)”라며 미국의 근본가치를 여러 차례 확인한다.
     
     그는 또 ▲“우리가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위험과 맞닥뜨리곤 했던 건국의 아버지들은 인권과 법률을 보장하는 헌장을 기초했고(Our Founding Fathers, faced with perils we can scarcely imagine, drafted a charter to assure the rule of law and the rights of man)”라고 말한 뒤,
    ▲“혁명의 결과에 대해 가장 강한 의구심이 피어오르는 그 순간 우리 건국의 아버지들은 다음 글을 국민들에게 읽게 하였습니다.(At a moment when the outcome of our revolution was most in doubt, the father of our nation ordered these words be read to the people:)”라며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이라는 표현도 계속 반복한다.
     
     오바마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말해 온 “오직 희망과 미덕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한겨울이었지만 공동의 위험에 놀란 도시와 농촌이 모두 그 위험에 맞서기 위해 나섰다는 사실을 미래 세대에게 들려주도록 합시다.(Let it be told to the future world...that in the depth of winter, when nothing but hope and virtue could survive...that the city and the country, alarmed at on-e common danger, came forth to meet it.)”라는 글을 읽은 뒤 “이것이 바로 미국입니다.(America!)”라고 매듭짓는다.
     
     대한민국의 근본가치에 회의(懷疑)하고 의심(疑心)하는 이들이 진보·좌파의 가면을 쓰고 북한과 연합하는 한, 한국인은 이른바 “공동의 위험과 역경의 겨울(common dangersa and winter of our hardship)”을 이기기 어렵다.
    결국 대한민국의 사상적 내전은 그 진앙(震央)이요 사령부인 북한정권의 평화적 해체를 통해 끝이 나고, 1948년 시작된 건국의 혁명 역시 그때 완성될 것이다.

    <김성욱 /객원논설위원, 리버티헤랄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