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이 새해부터 주요 보직 인사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오는 20일 취임 2주년을 기점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과 맞물려 정권 창출의 공신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나고, 그 뒤를 새로운 인물들이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자리는 오바마 대통령 내외의 비서실장이다. 공교롭게도 백악관 내에서 핵심 중의 핵심 포스트인 두 자리는 모두 '시카고 사단'의 전유물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 자리에는 윌리엄 데일리 JP 모건체이스 회장(중서부 담당)의 발탁이 유력시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역임한 데일리는 아버지와 형이 시카고 시장을 대물림했던 시카고 명문가 출신이다. 그가 발탁되면 시카고 시장 출마를 위해 백악관을 떠났던 전임자 람 이매뉴얼의 시카고 `적통'을 이어받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또 백악관은 5일 미셸 오바마 여사의 비서실장에 시카고 변호사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 티나 천을 임명했다. 천 비서실장도 역시 시카고 출신인 수전 셔 전임 비서실장의 뒤를 잇게 됐다.

    천 비서실장은 오하이오주 태생이기는 하지만, 법률회사인 `스캐든 압스'의 시카고 사무실에서 23년간이나 근무했으며, 일리노이 주정부의 '아동.가족 서비스부' 등 공직사회에서 활동한 시카고 인맥으로 분류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핵심 요직에 시카고 인맥을 회전문 인사하듯 제한적으로 기용하고 있어 폭넓은 의견수렴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으로 백악관 선임고문인 데이비드 액설로드와 밸러리 재럿 등 시카고 출신의 좌장격 인물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플랜 가동을 위해 백악관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을 대신해 또 다른 시카고 인맥들이 수혈될지 관심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이 내달초 백악관을 떠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성명을 내고 "일선에서 후퇴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우리 팀을 위해 변함없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