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춘 원로신부 “북한 규탄해야 정의, 누굴 고발하나” 격노“사회엔 더 훌륭한 사람들 많아...애국애족 할줄 알아야”
  • “겸손하라. 자기들만이 정의와 진리의 표준인양 행세하지 마라.”
    가톨릭 원로신부 김계춘 도미니코 신부가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정의구현사제단(이하 정구사)에 “겸손하라”고 충고했다.
    김 신부는 22일 뉴데일리에 “정구사의 이번 추기경 관련 언동은 갈 데까지 다 가버린 오만과 무례의 극치”라고 꾸짖었다.

  • ▲ 가톨릭 원로신부 김계춘 도미니코 신부.ⓒ박지현 기자
    ▲ 가톨릭 원로신부 김계춘 도미니코 신부.ⓒ박지현 기자

    그는 “정구사가 추기경에게 ‘골수 반공주의’ ‘궤변론자’ ‘사죄하고 용퇴하라’고 말한 것은 추기경 임명권자인 교황 성하의 직분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누구의 힘을 믿고 무엄하게 행동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행동은 교회의 위계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정구사에 겸손을 주문하며 “다른 많은 사제들과 국민의 절대 다수도 건전한 양심과 식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사제는 고발하는 신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제는 오히려 훈계하고 감싸주고 용서해주는 신분”이라며 KBS 다큐 ‘울지마! 톤즈’에서의 고 이태석 신부처럼 사랑을 실천하고 존경받는 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구사 사제들에게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고 분수를 지키라”고 당부했다. 사사건건 정치나 과학, 그리고 세속의 일에 참견하여 마치 신앙교리인 양 신자들의 양심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충고다. 김 신부는 “사회에는 신부보다 더 유식한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또 “북한 정권에 도움이 되는 언동을 삼가라”고 정구사 사제들에게 촉구했다. 김 신부는 “나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함흥에서 도끼로 살해한 수녀의 시체를 우물에서 찾아내 장례를 치렀다”고 기억했다.

    김 신부는 이어 건전한 국민정서에 맞게 애국-애족의 정신을 가져줄 것도 당부했다. 김 신부는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으로 산화한 군민을 위해 미사 때 추모제를 지낸 적이 있었는가”라고 묻고 “북한의 만행에는 규탄 성명 하나 내지 않으면서 어찌 정의를 구현하는 사제인양 자처하는가”라고 꾸짖었다.

    김 신부는 또 자신들의 정치 성향을 가지고 강론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을 지적했다. 신도들은 귀한 시간을 내어 하느님의 말씀을 들기 위해 왔는데, 이런 신자들에게 한정된 좁은 식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신자들을 어린이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김 신부는 강조했다.
    김 신부는  마지막으로 주교단 내부의 일을 불참자가 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교단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참석했던 주교들이 문제를 풀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정구사 사제들에 “더 이상 찬반으로 갈리는 정치문제에 뛰어들지 말고 내 주위의 사람들을 위로하고 진실되게 사랑하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