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평도 근해에서의 우리 국군의 사격 훈련을 놓고 할 건가, 말 건가 묻는다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였습니다. 국토를 방위하기 위하여 우리가 갖추어야 할 준비는 다 갖추어야겠다는 방침이었을 겁니다.

    북은 예나 다름없이 협박과 공갈을 일삼으면서 “사격연습을 하기만 하면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굳히지 않았습니다. 그것뿐입니까. 중국과 소련은 만행을 거듭하는 군사 훈련에 쇄기를 박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러시아는 이 문제를 유엔안보 이사회에 상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한국 국민에게 모두 큰 자부심을 안겨준 한국 정부의 태도는 일관하여 떳떳하였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이제는 힘센 나라들이 하라는 대로 할 수없는 나라가 된 것 아닙니까”라고 한 마디 입장 표명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하는 일에 불필요한 간섭을 말아 달라고 당부하였으니 이제야말로 대한민국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이 마땅히 서야 할 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우리 국군의 서해에서의 사격 훈련은 일단 끝이 났지만 북의 이렀다할 도발의 낌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남과 북이 목숨을 걸고 ‘기 싸움’을 하고 있는 다급한 상황 속에서 차기 정권을 담당하겠다는 민주당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가서 “사격 훈련을 중단하라”고 외치는 마치 북의 도발을 재촉하는 것 같은 한심스런 모습을 보였지만 인민군은 손학규 당수가 원했던 것처럼 어리석은 도발은 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사람들도 6·25 사변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런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너도 나도 다 죽을 것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진정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줄곧 당하기만 하고 보복의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한 대한민국의 편을 전적으로 들어주는 것이 마땅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럴 때 김정일 편을 들어주는 것이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몰고 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과 같은 민족적 위기에 직면하여 겨레의 마음은 마땅히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