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ㆍ헌법재판관 3분의 1 새 인물로...세대교체 바람
  • 내년에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3분의 1이 교체되면서 법조계에도 세대교체에 따른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동국대 총장에 선임된 김희옥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이달 말 재판관직을 중도 사퇴하고, 내년 2월과 3월엔 양승태 대법관과 이공현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돼 늦어도 1~2월에 신임 대법관 1명과 헌법재판관 2명을 뽑아야 한다.

    이어 이용훈 대법원장이 내년 9월로 임기가 끝나고 이홍훈ㆍ박시환ㆍ김지형 대법관과 조대현 헌법재판관도 줄줄이 법복을 벗는다.

    검찰도 내년 8월 김준규 검찰총장의 임기 만료로 수장이 바뀌고, 지난해 거의 동결되다시피 했던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가 대대적으로 단행되면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연초 대법관ㆍ헌법재판관 3명 교체 =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년 초 양승태 대법관과 김희옥ㆍ이공현 헌법재판관의 후임 인선 작업은 일정상 후보 선정과 국회 인사청문회 등이 거의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지명권을 가진 김희옥 재판관의 후임자 후보로는 황희철(53ㆍ사법연수원 13기) 법무부 차관과 박용석(55ㆍ13기) 법무연수원장, 황교안(53ㆍ13기) 대구고검장, 안창호(53ㆍ14기) 광주고검장을 비롯한 현직 고검장급 인사들이 우선으로 거론된다.

    이는 김희옥 재판관이 현재 헌법재판관 중 유일한 검찰 출신이고, 9명의 재판관 중 1~2명을 검찰 출신으로 임명해온 관행에 비춰볼 때 후임자도 검찰에서 나올 가능성 크다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검찰 몫의 자리가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고 헌법 해석에 능통한 전문가가 헌법재판관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이석연(56ㆍ17기) 전 법제처장, 정종섭(53ㆍ14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정동기(57ㆍ8기) 정부법무공단 이사장도 후보 물망에 오른다.

    대법원장이 제청하거나 지명하는 대법관 한 자리(양승태 대법관)와 헌법재판관 한 자리(이공현 재판관)의 후임으로는 이상훈(54ㆍ10기)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진성(54ㆍ10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재홍(54ㆍ10기) 서울행정법원장, 조병현(55ㆍ11기) 부산지법원장, 박삼봉(54ㆍ11기) 전주지법원장, 유승정(55ㆍ11기) 창원지법원장, 서기석(57ㆍ11기) 청주지법원장, 박병대(53ㆍ1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용덕(53ㆍ1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강영호(53ㆍ12기) 법원도서관장 등도 후보군에 이름이 올라 있다.

    ◇6년만에 막 내리는 '이용훈 체제' = 이용훈 대법원장이 오는 9월 6년 임기를 마침에 따라 공판중심주의를 표방하며 사법개혁을 이끌어온 '이용훈 체제'도 막을 내리게 된다.

    참여정부 시절 임명돼 정권이 교체된 2008년 초부터 정부와 긴장 관계를 지속해온 이 대법원장의 후임 인선 결과에 따라서는 정부와 대법원의 관계 재정립으로 사법부 전체가 큰 변화를 맞을 수도 있다.

    이밖에 이홍훈 대법관이 5월 정년을 맞고, 박시환ㆍ김지형 대법관은 11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다. 또 국회가 지명권을 가진 조대현 헌법재판관은 7월 임기가 끝난다.

    내년 한해 동안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중에서 5명이,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이 교체돼 3분의 1 이상이 물갈이되는 셈이다.

    아울러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의 법관을 따로 선발하는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가 내년 2월 정기인사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어서 법원 인사구조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새 대법원장의 생각과 신념에 따라 사법행정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도 물갈이…연초 인사는 불투명 = 검찰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을 기치로 내걸었던 김준규 검찰총장의 2년 임기가 내년 8월로 끝나 새 지휘부가 구성된다.

    아울러 작년 8월 '박연차 게이트' 후폭풍과 검찰총장 후보 낙마로 인한 초유의 지도부 집단사퇴로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승진이 지나치게 앞당겨지면서 1년여 동안 묶였던 고검장ㆍ검사장 인사가 대규모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은 인사 요인이 많지 않아 내년 2월 정기인사의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고검장 중에서 헌법재판관이 배출되면 고검장 한 자리가 생기지만, 9명인 고검장급 모두 잠재적인 차기 총장 후보여서 현재로선 이들 중 누가 용퇴하는가를 점치기는 어렵다.

    대검의 한 간부는 "내년에 총장이 바뀌는 이상 검찰조직 전체에 변화가 크겠지만 2월에는 인사 요인이 적어 폭이 클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