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경기도의회 막판 대타협 이뤄무상급식 지원 예산, 김 지사 사업비 함께 마련'솔로몬 해법'으로 양측 모두 명분과 실리 챙겨
  •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과 무상급식 예산 마련을 두고 진통을 겪던 경기도와 도의회가 막판에 대타협을 이뤄냈다.

    경기도는 그동안 거부한 무상급식 예산을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비’로 명목으로 지원키로 하고 도의회는 전액 삭감하려 했던 김 지사의 역점사업에 필요한 예산안을 통과시켜 주는 방식으로 서로 양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끝이 보이지 않던 양측의 공방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도의 이번 집행부와 의회와의 대타협은 비슷한 상황에 빠져 있는 국회나 서울시에게도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 예산안 심의 문제로 국회가 시끄럽다. 사진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들의 가두 시위 모습ⓒ연합뉴스
    ▲ 예산안 심의 문제로 국회가 시끄럽다. 사진은 14일 오후 인천 주안역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들의 가두 시위 모습ⓒ연합뉴스

    경기도의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5일 오전 회의를 열어 소위원회가 제출한 내년 경기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수정안(13조8033억5556만원)을 원안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친환경 학교급식 등 지원비로 400억원을 확보키로 경기도 측과 합의한 것과 기존에 전액 삭감키로 했던 국제보트쇼, 국제항공전, 달려라 민원전철 365운영 등 김 지사 역점사업을 일부만 삭감한 채 통과시킨 것이 핵심이다.

    경기도는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그동안 시·군에 지원한 G마크농산물 학교급식 지원 등 58억원과 이번 국회에서 통과된 취·등록세 유상감면 폐지에 따른 추가세입 발생분 800억원에서 342억원을 확보해 충당할 계획이다.

    대신 경기도 국제보트쇼는 32억6150만원 중 5억원만 삭감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세계요트대회 개최지원비도 15억9000만원 중 3억만 삭감됐다.

    전액 삭감하겠다며 벼른 민주당 입장에서는 많은 양보를 한 셈이다.

    찾아가는 도민안방 운영비(5억7165만원), 달려라 민원전철 365사업예산(5억747만원), 세계유기농대회 예산(22억원), 경기창조학교 예산(11억89만원) 등도 대부분 일부 삭감된 채 통과됐다.

  • ▲ 서울시도 무상급식, 디자인서울 예산 등으로 경기도와 비슷한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뉴데일리
    ▲ 서울시도 무상급식, 디자인서울 예산 등으로 경기도와 비슷한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뉴데일리

    이처럼 경기도가 의회와 긍정적인 쪽으로 예산안을 마무리 짓자 안팎에서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잘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회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폭력이 오고갔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와 ‘대화 단절’을 선언하며 파국을 맞고 있는 타 기관에 비춰 김문수 지사와 도의회가 ‘현명한 판단’으로 좋은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말이다.

    모양새만 좋은 것이 아니다. 양 측이 한발 양보하면서 각각 실리도 챙겼다.

    김문수 지사는 전체 무상급식이 아닌 자신의 또 하나의 역점사업인 친환경 학교급식비 지원이라는 명분을 얻었고 나머지 역점사업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도의회 민주당도 명분은 양보했지만, 친환경 급식비가 일선 초등학교의 무상급식지원에 쓰면서 의원들의 공약을 지킬 수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끝없는 싸움보다는 타협이 도민들이 원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양쪽 모두 실리와 명분을 챙긴 ‘솔로몬 해법’이라고 본다”고 이번 대타협을 평가했다.

    한편 이번에 예결특위를 통과한 예산안은 오는 21일 제6차 도의회 본회의에서 상정되며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