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기고문 "G20, 최빈국에 관심 가져야" 주문"원조 철학 바꾸고 최빈국 지원 G20 장기의제로 마련"
  •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주요 20개국의 정상들은) 주요국의 문제에만 집중해 세계 최빈국의 관심사들이 간과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기고문에서 "최빈국을 돕는 문제는 결코 부수적인 주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 불균형 해소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장을 방문, 의장석에 착석해 준비상황 등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장을 방문, 의장석에 착석해 준비상황 등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위기 와중에서도 저소득 국가들이 성공을 이룬 사례를 발견할 수 있고, 이들 중 몇몇 국가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기회가 싹트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사하라이남 지역은 2002년에서 2008년 사이에 평균 7%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성장률이 지속돼 병목현상과 충격을 견디게 된다면 보건, 교육, 생활수준의 개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이런 의미에서 성장의 문제는 G20을 저해하는 주제가 아닌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국, 중국, 인도, 남아공 등 G20의 새로운 회원국들은 빈곤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특효약이 바로 경제성장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장기적 빈곤 감축의 97%는 경제 확장에 의해 견인된 평균소득 증가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물론 원조의 필요성도 매우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원조에 대한 철학의 변화"라며 "즉 미래를 위한 투자, 특히 기본 인프라와 인적자본, 생산역량에 대한 투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비록 G20이 세계 총생산의 85%를 차지하고,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대표하지만 서울 정상회의에서 대변되지 않은 UN 173개 회원국과 세계인구의 나머지 3분의 1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G20 정상회의가 원조 공여국, 수원국, 고성장 신흥국을 아우르는 경제포럼이라는 비교우위를 반영해 최빈국 지원을 G20의 장기적 의제로 마련할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G20의 정당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가 과거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설립을 제안했을 당시 원조국이나 일부 다자간 기구들이 회의적이었다"고 소개한 뒤 "그러나 정작 두 가지 제안 모두 성공적으로 실현됐다"며 "개발도상국도 미래 개척을 위해 일자리를 위한 인적 자본의 질, 민간투자 등 우선순위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길을 선택한 한국은 서울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한 가지 특정 개발이슈를 택하거나, 화려한 원조펀드를 설립해 언론의 이목을 끄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선택한 개발의 길은 복잡하고 어려운 선택들을 수반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