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원료 등 식물 유용물질 대량생산···상업적 잠재력 커
  • 국내 바이오업체가 세계최초로 식물의 형성층에서 식물줄기세포(cambium stem cell)의 분리해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제약,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바이오신소재를 개발하고 항암제 원료 등 유용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운화(대표 도기권)는 2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 부설 운화과학기술원과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세포분자식물생물학 연구소 게리 로크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식물줄기세포의 유전적 특성을 규명하고 형성층 유래 ‘식물줄기세포’ 만을 분리·배양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생물학계에서 식물 줄기세포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세포를 손상 없이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기존의 정설을 뒤엎는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네이처바이오테크놀로지’에 이날 게재됐으며, 해외 주요 15개국에 총 96개의 특허가 출원됐다.

    특히 이번 연구의 일부분은 지식경제부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의 과제 자금으로 진행돼 더욱 의미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물줄기세포는 식물의 성장과 재생에 핵심 역할을 하는 형성층 유래 세포로 매우 놀라운 재생능력을 가진다.

    하지만 식물의 형성층 줄기세포는 세포크기가 작고 세포막이 얇으며 조직 깊은 곳에 극미량 존재해 세포가 분리과정 중에 손상되기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분리는 물론이고 배양에 성공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번 연구성과가 주목받는 것은 그동안의 식물자원 공급제한성으로 인한 산업화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식물을 이용한 고품질 바이오 신소재 생산을 가능케 해 산업적 이용가치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현존 항암제의 60%가 식물 유래이며 암, 에이즈, 말라리아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신규 물질 또한 매년 지속적으로 발견 및 연구 개발되고 있어 신약개발의 안전하고 귀중한 자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그동안 식물의 유용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세포배양은 세포가 증식 및 대량 배양과정에서 변이되고 사멸되는 문제로 인해 상업화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에 분리된 식물줄기세포는 식물의 분열조직으로 알려진 형성층 유래 세포이기 때문에 변이 없이 대량배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영국 에딘버러대학 게리 로크 교수 역시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인 동시에 막대한 상업적 잠재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운화는 현재 월간 식물줄기세포 1톤, 식물줄기세포 추출물 10톤의 생산량을 3개월 내에 각각 3톤과 30톤으로 3배 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주에 15톤 탱크 4세트를 포함한 100톤 규모의 설비를 오는 2011년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도기권 대표는 “현재 식물줄기세포를 활용해 제약, 식품, 화장품 등 글로벌 선진회사들과 공동 연구 개발 및 기술의 사업화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기술이 한국의 BT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