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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멤버 타블로(본명 이선웅)가 마침내 학력 위조 의혹에서 벗어났다.
타블로의 학력 의혹과 관련, 일부 네티즌과 타블로 본인이 각각 제기한 고발·고소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서초경찰서는 가수 타블로가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한 사실이 맞다고 8일 밝혔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서초경찰서는 브리핑 일정을 취소,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5월 11일부터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란 카페를 개설·운영하며 "가수 타블로(캐나다명 : 다니엘 선웅 리·만 30세)가 스탠퍼드 대학 학·석사 학력을 위조해 가수로 활동 중이고 이중국적 소유자로 가족들도 사기꾼"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 타블로와 가족들이 명예훼손과 모욕죄 혐의로 카페 운영자 '왓비컴즈(whatbecomes)' 등 회원 22명을 고소한 사건과 ▲네이버 카페 '상진세(상식이 진리인 세상)'에서 "타블로가 스탠포드대 학력을 위조했다"며 사문서위조죄 혐의로 타블로를 고발한 사건을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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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스페셜' 캡처 화면
◆왓비컴즈, 차명 아이디로 활동…50대 한국계 미국인
경찰은 명예훼손으로 피소된 타진요 카페 운영자 왓비컴즈 등 아이디(ID) 22개에 대해 통신사에 신원 확인을 의뢰, 아이디가 중복된 2명을 제외한 2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중 카페 운영자 왓비컴즈는 친구의 주민등록번호로 차명 아이디를 만들어 쓴 한국계 미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타블로가 동일한 건으로 고소했으나 해외 아이피로 확인돼 기소 중지된 사건 내용을 서울서부지검으로부터 건네 받은 서초경찰서는 아이디 왓비컴즈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아이디 baobaOOOO를 사용하는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 K모씨(57세·남·가명)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기록된 가입자인적사항을 살펴본 결과 아이디 왓비컴즈는 박OO(57세·남·가명)으로 나타났는데 이 네티즌은 왓비컴즈 외에도 baobaOOOO1, baobaOOOO2 등 3개의 아이디를 개설·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박씨는 현재 OO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상기한 아이디를 개설하거나 사용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K모씨(왓비컴즈)와는 어릴 적 친구 사이로 K씨가 이민·출국한 사실만 알고 있었다고.
이에 경찰은 K씨의 또 다른 친구 정OO(57세·남·가명)을 참고인 조사하는 과정에서 K씨가 정씨와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친구 정씨에게 보낸 이메일 IP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왓비컴즈가 접속하는 IP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왓비컴즈는 OO구치소에 수감 중인 친구 박씨의 명의를 도용, 타진요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서초경찰서 사이버수사대는 K씨에게 전화를 걸어 범죄 사실 고지 및 출석 요구를 했으나 K씨는 "(자신은)정당하게 글을 게시했다"며 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K씨가 친구 정OO에게 '자신은 미국시민권자로 주민번호가 없어 정OO이 보내준 공소장에 있는 친구 박OO의 주민번호로 네이버 ID를 생성한 후 타진요를 운영했다'고 시인한 점 등을 볼 때 범죄사실이 명백하다"고 판단,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수사팀의 출석 요구에 지속적으로 불응하고 있는 K씨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경찰은 국제형사사법 공조법 및 범죄인 인도조약에 의거,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의뢰해 국제공조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카페 타진요 운영자 왓비컴즈 외 나머지 피고소인들 가운데 아이디가 중복된 피고소인을 제외한 19명에 대해서도 인적사항을 모두 확인, 출석요구서 발송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스탠포드대·한국동문회·서류 조사 결과, 입학 및 졸업 사실 확인
서초경찰서 사이버수사대는 상진세(상식이 진리인 세상) 측에서 타블로가 스탠퍼드 대학 학위 증명서를 위조했다고 고발한 사건을 수사한 결과, 타블로는 ▲1980년 7월 서울 종로에서 태어나 88년 8월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1992년 11월 13일 캐나다 국적을 취득함으로써 ▲국적법 15조에 의거, 한국 국적을 자동으로 상실했다고 밝혔다. 또 ▲1994년 8월 22일 서울국제학교에 입학해 1998년 5월 30일 졸업했고 ▲1998년 9월 19일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해 2001년 3월 23일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2001년 4월 2일 곧바로 동대학 석사에 입학, 2002년 3월 24일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6월 16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스탠퍼드 대학에 다니엘 선웅 리의 학·석사 성명증명서(졸업증명서) 발급 요청 내용을 담은 공문을 우편 발송해, ▲지난달 20~21일 스탠퍼드대학에서 발송한 타블로 성적증명서를 우편으로 접수하고 ▲스탠포드대학에서 서초경찰서 사이버수사팀 담당수사관 이메일로 발송한 전자 성적증명서를 출력해 이같은 학력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경찰은 ▲스탠퍼드대학 한국동문회 총무 W모씨(남 43) 및 같은 대학에서 타블로와 기숙사 생활을 같이한 미국인 S모씨(남 31) 등의 참고인 진술을 확보하고, ▲서울국제학교에서 타블로의 졸업여부를 확인, 다니엘 선웅리가 서울국제학교 졸업 후 1998년 8월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했다는 확인서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경찰은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문서감정실에 타블로가 제출한 성적증명서와 수사기관에서 회신 받은 성적증명서의 진본 여부 확인을 요청한 결과 각 문서의 문양 및 형식 등에서 정확히 일치하는 진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타블로의 출입국 시기 문제에 대해서도 경찰은 "출·입국조회서 확인 결과 총 9회 방학기간을 이용, 타블로가 입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강남소재 외국어 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한 기간과 스탠퍼드 학·석사 학기의 중복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타블로가 학력을 위조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향후 경찰은 왓비컴즈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인터폴 공조수사 협조를 의뢰하는 한편 피고소인 19명의 입건 수사 후 이들의 혐의가 인정되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5월 '타진요' 카페 개설…고소·고발 난무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3년 반만에 조기 졸업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가수 타블로는 그동안 네티즌 '왓비컴즈'로부터 집요한 '학력 의혹' 공세에 시달려왔다. 초기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타블로는 지난해부터 학력 의혹 공세가 거세지며 자신을 비롯, 가족 전체에 대한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지자 결국 지난 4월 명예훼손 혐의로 왓비컴즈를 고소했다. 그러나 당시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수사 지휘를 받아 조사를 벌인 마포경찰서는 당사자의 신원 파악에 실패, 기소유예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이름의 카페가 5월 개설되면서 급격히 세를 불린 '안티' 타블로팬들은 자신들의 카페를 포함,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타블로에 대한 다양한 의혹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타블로는 법무법인 강호를 통해 8월 2일 "일주일 안에 타블로와 그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글과 댓글, 기사를 삭제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최후 통첩을 내린 뒤, 그로부터 2주일 후 자신과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짙은 22명의 네티즌을 고소했다.
고소를 당한 '타진요' 회원 네티즌들은 대검찰청에 역으로 "타블로에 대한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고, 또 다른 안티 카페 '상진세' 회원 2명은 타블로의 성적표가 위조됐거나 전산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타블로를 상대로 고발장을 접수시켜 논란을 가중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