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관 “운동할 수 있는 환경, 해결해보겠다” 전폭적 지원 약속
  • ▲ FIFA 주관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 주장 김아름(오른쪽)과 골든볼(MVP).골든부트(득점왕) 2관왕을 차지한 여민지가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 FIFA 주관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 주장 김아름(오른쪽)과 골든볼(MVP).골든부트(득점왕) 2관왕을 차지한 여민지가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한 대회에서 우승한 태극소녀들이 금의환향했다. 지난 26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막을 내린 2010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 대표팀이 28일 오후 귀국했다.

    이날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투혼을 발휘한 코치진 및 선수단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줬다. 뜨거운 마음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초등학교부터 많은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 해결해보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최덕주 감독은 “입국장에 들어서고 나니 우승했다는 게 실감이 난다”면서 대규모 환영인파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인 김아름 선수도 “많은 분들 앞에 서니 굉장히 떨린다. 저희 지금 열일곱 살이라 발랄한 척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긴장을 풀기도 했다.

    우승컵과 골든슈, MVP. 3관왕의 주인공인 여민지 선수는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이번에 경험한 것을 토대로 여자축구를 발전, 많이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선수들이 한일전을 앞두고 느낀 부담은 실로 엄청났다.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올랐던 이정은 선수는 끝내 탈진까지 했었다. 이 선수는 “모든 선수들이 그렇겠지만 한일전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며 “코치님들은 물론 모두가 일본한테만은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죽기 살기로 뛰었다”고 전했다. 이어 “120분을 정말 죽기살기로 뛰었다. 경기 뛸 때는 체력이 얼마나 소진 됐는지 몰랐는데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고 밝혔다.

    우리 선수들의 추석종합선물세트와도 같았던 ‘큰 절’ 세리모니는 선수들 간의 사전 약속됐었던 추석 이벤트였다. 주장인 김아름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30분 동안 미팅을 많이 했다”면서 “크게 화제가 돼서 선수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귀여운 외모로 화제를 모았던 여자축구의 얼짱 이유나 선수는 한국 취재진을 향해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유나 선수는 “얼짱, 말만 하지 마시고 미모가 잘 드러나도록 예쁜 사진 좀 올려 달라”고 애교섞인 부탁을 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아버지’ 리더십을 발휘한 최덕주 감독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김아름 선수는 “외모도 할아버지 같으신데 실제로도 화를 안내신다. 한국에서 훈련할 때나 경기 치를 때도 큰소리를 낸 적이 없으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감독이 불 같이 화를 딱 한 번 낸 적이 있었다고. 김 선수는 “나이지리아와의 8강 전에서는 화를 엄청 많이 내셨다. 그때는 저희가 경기를 못했으니까 혼나야 하는 건 맞는데 좀 심하셨다”며 솔직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공항 입국장에서 인터뷰 마친 선수단은 바로 서울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으로 이동해  특별생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이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로 가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들은 29일 청와대 오찬에 이어 오후 3시부터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환영연 및 해단식에 참석하고 나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소녀들의 공식적인 일정이 마무리 되는 셈이다. 태극 소녀들은 다음 달 열릴 전국체전을 위해 다시 소속 학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