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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벽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반 35분 쇼자에이에게 내준 선취골을 극복하지 못해 끝내 0-1로 석패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역습을 허용, 결승골을 허용했다. 전반 33분 이영표의 패스미스가 뼈아팠다. 백패스를 시도하던 중 이란에 볼을 빼앗기면서 역습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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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과 평가전에서 0-1로 패하자 허탈한 조광래 감독.ⓒ연합뉴스
이날 한국은 나이지리아전과 달리 이청용을 전진 배치했다. 박주영과 이청용의 투톱을 이루고 박지성이 뒤를 받치는 시스템이었다. 미드필더로는 기성용과 윤빛가람이, 좌우 윙백에는 이영표와 최효진이 선발 출전했다. 김영권과 이정수, 홍정호가 스리백을 이루며 수비를 맡았다. 골문은 나이지리아전과 같이 정성룡이 지켰다.
조광래호의 '공격형 축구'는 경기 초반부터 이란의 문전을 수시로 위협했다. 전반 2분 이청용의 날카로운 슈팅을 시작으로 한국은 전반 3분 기성용이 올린 코너킥을 홍정호가 헤딩으로 연결해 이란의 골문을 압박했다. 또 전반 32분에도 최효진이 연결한 패스를 박지성이 과감한 슈팅을 날리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사했다.
그러나 결과는 단 한 번의 실책으로 반전됐다. 대표팀의 터줏대감 이영표의 뼈아픈 실책은 상대팀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이영표가 수비수 김영권에게 백패스를 시도하다 바진 볼을 이란 공격수들은 놓치지 않았다. 이는 빠른 역습으로 연결, 쇼자에이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한국은 후반 기성용-윤빛가람을 빼고 김정우와 김두현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후반 1분 김정우의 실책으로 실점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어 후반 21분과 24분에 각각 조영철과 차두리를 투입했다. 이후 후반 30분 이청룡과 박주영의 콤비 플레이가 살아나며 공격이 활기를 띄었으나 이란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종료 직전 골문을 빗나간 김두현의 슈팅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과 이청용을 투톱으로 내세우며 박지성에게는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겼다. 또 예상과 달리 신예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 대거 올리며 패싱게임을 시도했으나 이란의 집요한 압박에 공격은 번번히 힘을 잃고 말았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에서 볼 배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자 후반에는 신예 기성용과 윤빛가람 대신 경험많은 김정우와 김두현을 투입했으나 역시 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 패배로 한국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대한 위기감을 갖게 됐다. 4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온 아시안컵 '모의고사'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조광래 감독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한편, 한국은 오는 10월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숙적 일본과 평가전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