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한예조 협상타결 "출연료 지급 보증 약속"
  • KBS가 드라마 출연 연기자들의 미지급 출연료에 대해 지급 보증을 서기로 결정함에 따라 KBS 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포함한 현재 방영 중인 외주제작 드라마들이 예정대로 방송될 수 있게 됐다.

  • ▲ 김응석 한예조 위원장  ⓒ 뉴데일리
    ▲ 김응석 한예조 위원장 ⓒ 뉴데일리

    당초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위원장 김응석)은 "미지급 출연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앞으로 다시는 미지급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할 때까지 외주 드라마 전체에 대해 무기한 촬영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며 "9월 1일부터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현재 방송 중인 외주제작 드라마 13편에 대해 촬영거부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제빵왕 김탁구'(이하 김탁구)를 비롯, SBS '자이언트', MBC '글로리아' 등 다수의 외주 제작 드라마들이 방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우리 사회에서 임금체불로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이 바로 스태프와 연기자들일 것"이라며 "현재는 출연료 미지급이 발생하지 않은 작품이라도 향후 언제든지 미지급될 수 있는 만큼, 제작사와 방송사가 공히 출연료를 제 때 지급할 수 있는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촬영거부는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혀 출연료 미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외주 제작 드라마 전체를 상대로한 보이콧 운동을 벌일 방침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한예조의 입장 발표 이후 '김탁구'를 제작하고 있는 삼화 네트웍스는 "지금껏 수많은 드라마를 촬영하며 연기자들에게 지출되는 출연료가 미지급된 사실이 단 한 차례도 없는 만큼, 이번 '보이콧' 사태와 '삼화 네트웍스'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제빵왕 김탁구' 역시 KBS 방침에 맞춰 매월 15일 빠지지 않고 전 출연자에게 출연료를 지급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예조의 성명과 관계없이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 스케줄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김탁구에 출연 중인 한예조 소속 연기자들도 30일 현재까지 출연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방송가에선 과연 출연료를 착실히 지급하고 있는 외주 제작사의 드라마에 대해서도 한예조가 '출연 거부 방침'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KBS가 미지급 출연료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지급 보증을 하고 출연료 문제를 포함한 외주제작 제도 개선에 대한 공동 대책을 마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예조는 당초 방침을 수정, KBS가 의뢰·제작한 드라마에 대해 촬영 거부 운동을 벌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 ▲ 한예조 소속 연기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데일리
    ▲ 한예조 소속 연기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데일리

    김응석 한예조 위원장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금 전 KBS 측에서 출연료 미지급 드라마에 대해 지급 보증을 서고,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을 마련키로 했다"며 "모든 문제가 해소된 만큼 KBS 드라마 촬영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주말드라마 '결혼해 주세요' 등은 정상 방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1일 현재까지 출연료 미지급 사태와 관련,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가 제작한 드라마 10편에 대해선 한예조 소속 연기자들이 2일부터 전면적인 출연 거부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음은 한예조가 출연 거부 의사를 밝힌 드라마 리스트.

    MBC '동이', '민들레가족', '글로리아', '김수로', '장난스런 키스', SBS '당돌한 여자', '자이언트', '나쁜남자', '이웃집 웬수', '인생은 아름다워'.

    이 중 '인생은 아름다워'는 '김탁구'를 제작한 삼화 네트웍스의 작품으로 출연료를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음에도 불구, 방송사(SBS)가 달라 제작거부 대상에 포함됐다.

    김응석 위원장은 "출연료 미지급 문제는 1차적으로 외주 제작사의 책임이나 제작사가 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만든 방송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외주 제작 비율'과 제작사의 선정 문제 등 여러 부문에서 악순환이 되지 않도록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김 위원장은 "우리는 구걸을 하는 것이 아니며 땀흘려 일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두 번 다시는 이러한 문제로 연기자와 스태프가 고통 받지 않도록 근본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예조에 따르면 소속 연기자들이 받지 못하고 있는 미지급 출연료는 7월말 현재 KBS 10억 5000만원, MBC 22억원, SBS 11억 5000만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