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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이 만났다고 한다. 신문과 방송들이 크게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알아서들 할 일이다. 등 떠밀려서 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 먼저 깨달아서 할 일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진영에게는 대한민국 진영의 정치적 문화적 도덕적 헤게모니를 재창출해야 한다는 절박한 소명의식이 중요한 것이지, MB와 박근혜라는 ‘정치인들의 정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진영은 이명박 대통령의 잔여임기 안정화를 바라지만, 그리고 박근혜 씨가 잘 되기를 바라지만, 그보다 더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김정일과 그 동맹군들 앞에만 서면 왜 자꾸 꿀려 하는가?”를 시비하지 않아도 될 우람한 리더십의 창출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기대에 못 미쳤고, 박근혜 씨는 그 기대를 아직 입증해 보인 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씨는 그 기대를 충족 시키겠다는 ‘한반도 범(汎)우파 리더십’ 확립을 위한 역사적 투쟁보다는, 기껏 ‘2007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수준의 쩨쩨한 당권투쟁만 지금까지 지속해 왔다. 이번의 회동이 그 수준의 연장일 뿐이라면 대한민국 진영은 그런 데엔 전혀 감동을 받을 이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특정인들이 아니라 노선이다. 그리고 그 노선을 위해서는 일신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 진정한, 담대한, 비장한, 초(超)개인적 리더십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씨는 과연 이런 웅대한 ‘한반도적 리더십의 소명의식’을 가지고서 2012년을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특정인들인 자신들의 ‘정치적 지속’을 도모하기 위한 타산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대한민국 진영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씨의 진정성을 믿고 싶다. 그리고 믿을 용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먼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씨가,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를 보여야 한다. 이번 회동이 진실로 역사 앞에서 한 엄숙한 선서였다는 실증으로 대한민국 진영을 감동 시킬 수 있어야 한다.그러려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씨는 단순한 개인 관리자에서 집권세력의 관리자로, 거기서 다시 국가의 관리자, 한반도의 관라자로 성숙해 있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씨가 그 동안 과연 얼마나 인간적 철학적 역사적 성숙의 내공을 쌓아 왔는지 궁금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철학과 원칙 없는 우파 포퓰리즘에 에달려 왔고, 박근혜 씨는 중요한 국면들이 닥쳤을 떄마다 당연히 했어야 할 말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간의 이런 국민적인 여론에 비추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헤 씨의 만남은 과연 어떤 철학적 역사적 수준의 만남이었느냐 하는 데 따라 그 의미가 가늠될 것이다, 그들은 한반도를 걱정했는가, 좁은 의미의 현안문제만 거론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