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스포츠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춘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한국 스포츠의 탁월함'(South Korea: Focused on Excellence)이 미국 전역의 공중파 방송을 통해 8-9월에 미국인들과 만난다.
    1936년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장에서 끝내 얼굴을 들지 않았던 마라토너 손기정부터 시작해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피겨 여왕 김연아로 마무리되는 이 감동 스토리에는 월드 축구스타 박지성과 이청용, 골프의 박세리, 양용은, 신지애, 빙상의 이승훈, 야구의 박찬호, 추신수, 김현수 등 10여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등장한다.
    한국 스포츠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미 전역에 방송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작사인 JPI 측은 이 다큐 제작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두 달여간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지를 방문해 선수들과 직접 만나 과거 애환과 미래의 꿈을 인터뷰했고, 서울 시청 앞은 물론, 쇼트트랙 경기장, 잠실 야구장, 심지어 인도어 골프 연습장 등지에서 한국의 미래 꿈나무들을 취재했다.
    한국인들의 끝없는 스포츠 열정과 성취를 위한 노력이 10년, 20년 후 수십명의 김연아, 박지성, 박세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얘기다.
    JPI 부사장 겸 이 프로그램 감독을 맡은 제이 잘버트는 3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나 "미국 뉴저지주 크기만한 한국에서 축구.야구.골프.스케이팅 등 각 분야의 스포츠 천재들이 나오는 이유가 궁금했다"며 "우리는 몇십 년에 걸친 위대한 스포츠 혁명을 보았고, 그 혁명을 이끈 선구자들과 또 이것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고 말했다.
    특히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금메달리스트들과 어린 선수들이 함께 연습하는 것을 본 잘버트 감독은 "최고 수준의 선수와 풀뿌리의 공존. 거기서 엄청난 시너지가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 다큐멘터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김연아였다.
    제작팀은 김 선수, 브라이언 오서 코치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얼마나 힘든 역경을 딛고 정상에 올라섰는지를 생생하게 전하면서 "가수도 배우도 아닌 체육인 김연아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잘버트 감독은 "김연아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어려웠다"며 "하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매우 우아했고, 즐거워했다.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책임진 숨은 주역이 있다.
    뉴욕에서 스포츠마케팅 회사 ISEA를 운영하고 있는 교포 앤드루 조(한국명 조현준) 씨다.
    그는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계가 놀랄 정도의 성과를 거둔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면서 "선수들이 이렇게 판을 깔아 놓았는데 이것을 한국 홍보,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데 쓰지 않는다면 한국으로서도 너무 손해라는 생각에 기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서울시 등과의 협의를 거쳐 올해 4월 최종적으로 서울시와 후원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해, 스포츠 다큐 부문 에미상 수상자들인 작가 마이클 쉔저, 촬영감독 빌 에번스 등 최고의 라인업으로 짜인 잘버트 감독 팀과 프로그램 제작을 하게 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8-9월 두 달 동안 뉴욕.LA 등 미 전역의 120개 이상 도시에서 ABC, CBS, NBC, Fox 등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된다. 제작사 측은 총 1억1천만 TV시청가구의 90%가 가시청권에 들어 있다고 밝혔다.
    한인 밀집지역인 LA에는 8월 15일 오후 12시30분(현지시간) ABC 방송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같은 날 3시 NBC 방송을 통해 방영되고, 뉴욕 지역도 8월 중하순께로 방송이 예정돼 있다.
    또 1차 지역별 공중파 방송이 완료되면 오는 11월부터는 6천만 시청가구를 확보하고 있는 폭스 스포츠 네트워크(FSN)를 통해 재방송된다.
    잘버트 감독은 "스포츠팬은 한국인이건, 미국인이건, 이집트인이건,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며 "한국과 한국 스포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든 없든, 어려움을 딛고 일궈낸 성공 이야기는 미국 시청자들에게도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