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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방정보국장 지명자는 북한이 협상의 지렛대를 키우기 위해 한국을 직접 공격하는 위험한 시대로 진입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숙일래 맞을래, 굽힐래 죽을래 수법으로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다. 북한이 그런 수법을 쓰기로 했다면 그들은 무엇을 보고 그런 결론에 도달했을까? “공갈을 치니까 남한의 지도층, 상당수 국민들이 겁을 집어먹더라” 하는 심증을 굳혔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갈을 쳐도 남한 지도층과 국민들이 꿈쩍도 않았다면, 그리고 열 배 스무 배로 응징을 당했다면 “이렇게는 안 되겠구나” 했을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을 두 동강 냈어도 남한 국민 30%가 합조단 조사결과를 믿지 않고, 친북파와 야당이 “이명박 정부의 6.15 불이행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오히려 맞은 놈을 야단치고, 군대 간 자식 둔 엄마들이 ”돈 주고 달래라“며 아우성을 쳤다. 그러니 북으로서는 ”아항, 요놈들 요렇게 하면 효과 100%구나“ 라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일부 지도층이 “전쟁이냐 평화냐?” 겁주니까 상당수 유권자들이 어마 뜨거라 ‘단호한 대응=전쟁’이라며 놀아나는 것을 보고 김정일이 ‘최선의 방법은 무력 공갈에 의한 남한의 자괴(自塊)’ 촉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노릇이다.
한국인들은 일정한 희생 없이도 나라와 가정과 재산과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면, 살인강도한테 돈 주고 달래면 별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면, 얻어터지고서도 가만히 있으면 그게 평화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평화가 아니라 코 꿰이기의 길이다.
지도층과 국민이 정히 그렇게 살기로 작심했다면 말릴 방법은 없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이럴 줄 몰랐느니 어쩌니 딴 소리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