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이 거스 히딩크 감독을 직접적으로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월드컵 16강의 공은 칭찬할 만하지만, 히딩크를 비판할 자격은 없어 보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 ▲ 허정무 감독 ⓒ 뉴데일리
    ▲ 허정무 감독 ⓒ 뉴데일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역사를 쓴 허정무 감독은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차기 감독은)일단 목표는 높이 설정해놓고, 장-단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히딩크와 후임 외국인 감독들이 한국 축구를 말아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히딩크는)모든 전략과 전술을 2002년에만 맞췄다”며 “2002년 이후를 내다보는 세대교체, 특히 취약한 수비 부문의 세대교체는 전혀 신경을 안 썼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축구팬들은 히딩크 감독이 아닌, 허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네티즌들은 “국내 감독들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관습을 히딩크 감독이 깨줬기 때문에 지금의 축구 대표팀이 있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박지성, 이영표 같은 스타선수들이 해외진출의 물꼬를 터줬고 이는 결국 한국축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허 감독은 자신의 발언이 와전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허 감독은 20일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외국인 감독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상황에서 과거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외국인 감독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허 감독은 이어 “히딩크 감독 이후 외국인 감독들이 과연 한국축구를 위해 한 것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한다는 의미에서 ‘말아먹었다’는 표현을 쓰긴 했다. 이들은 세대교체 등 한국축구의 미래가 아니라 당장 눈앞의 성적만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차기 대표팀 감독이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는 이제 더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던 것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히딩크 감독에 대해서는 “그도 역시 세대교체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나이 많은 선수들이 당시 대표팀의 주축이었다”고 지적했지만 그러나 “월드컵 4강을 이룬 히딩크의 업적은 누구든 인정해야 하고 존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