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민철. ⓒ 뉴데일리
    ▲ 송민철. ⓒ 뉴데일리


    얼마 전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점점 물러가려고 할 때쯤, 유럽 땅에서 돼지들이 갑자기 이슈화가 되었다.
    유럽의 돼지는 국제적으로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로 일컬어지는 나라를 뜻한다. 이들 돼지들은 이번 금융 위기에서 국제 공조로 각국 정부가 정부의 긴급 재정을 마련하여 조치를 취하면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즉, 민간의 불이 정부로 옮겨 붙은 것이다.

    IMF의 통계에 따르면 PIIGS 국가의 지난해 국내 총생산(GDP)대비 재정 적자는 그리스 13.6%, 아일랜드 14.5%, 포르투갈 9.4% 등으로 유로권 16개 국가 평균치 6.4%보다 훨씬 높다. 이탈리아의 경우 재정적자는 5.3%수준이지만 정부 부채 비율이 115.8%로 유로존에서 가장 높다. 거기에 유럽의 특성상 상호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한 국가의 금융위기가 이 국가의 채권이나 채무를 가지고 있는 다른 나라로 빠르게 번져 나간다. 실제로 영국은 재정적자가 12.1%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안정하지만 PIIGS국가들이 발행한 채권 1000억 파운드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들도 그리스 국채에 각각 800억 달러와 400억 달러가 묶여 있다.

    그럼 대한민국은 어떤가?
    대한민국은 이번 글로벌 금융 위기에 OECD중 3위의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그리고 재정건전성도 다른 나라보다 우월하다. OECD국가 중 평균의 반 정도의 GDP대비 국가 부채 규모로 약 35%정도이다. 2009년도 재정 적자는 GDP대비 약 3%정도로 위에서 언급한 재정적자가 난 국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주 훌륭한 경제 성적표로 우리는 걱정이 없는 것인가?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대한민국의 재정 건전성에 물음표를 보내고 있다.
    바로 그것은 국가의 잠재적 부채를 합치면 급격하게 건전성이 손상이 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 공기업 및 4대 공기업의 부채를 합치면 GDP대비 70%정도로 부채 규모가 상승하게 된다. 또한 재정 적자의 상승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증가 하고 있다. 이 원인은 무엇인가?

    최근 강원도 대관령면 알펜시아리조트가 위치한 일대는 마치 유령도시를 방불케 한다.
    아무리 스키시즌이 끝났어도 눈을 씻고 봐도 관광객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원래의 계획이라면 명품 판매점들이 길게 들어서야 할 상가는 입점조차 되지 않은 상태로 문이 닫혀 있었고 일부 영업 중인 편의점 등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썰렁했다. 이러한 풍경은 이곳이 1조 68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리조트인가라는 의문을 들게 했다. 특급 호텔과 콘도가 완공이 되어 겉은 멀쩡하지만 속 빈 강정이다.

    강원개발공사는 분양률을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 국민의 혈세로 시행된 사업이므로 누구보다도 철저히 계획하여 개발하고 누구보다도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지만 이러한 의무는 모두 무시당하고 있다. 결국 강원개발공사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상환금 1400억 원을 갚을 능력이 없고 행안부에서 상환을 연기 시켜 주지 않는 이상 파산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기업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이미 경기도시공사는 5조를 넘어선 금액이 부채로 떠안고 있고 인천도시개발공사가 3조 정도, 강원도개발공사가 8000억 가까이 부채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 혈세가 아무런 감독 없이 무분별하게 새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선거철에 유독 더 심해지는 표심을 의식한 각종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다. 감세, 면세 조치 등으로 세수를 점점 줄이고 무료 급식을 지원하겠다라는 것과 같은 선심성 정책은 늘어만 가고 있다. 세금은 점점 줄고 지출이 점점 늘어 간다는 것은 재정이 점점 적자 상태로 놓여만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반짝 이익을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앞으로 살 후손들에게 큰 짐을 등에 얹어 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또한 이것을 뒤늦게 조치 할 때에도 문제가 많다.

    선심성정책들이 이미 한번 시행이 되고 나면 그것을 다시 뒤로 무르기는 힘이 든다. 국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감세나 면세를 없애면 그만큼 국민의 반발을 사게 되는 것이고 그것을 먼저 발의한 정당은 표를 많이 잃을 수 있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심성 정책이 아닌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지원들을 하나하나 철폐하려고 할 것이고 그만큼 미래 성장률은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번 JAL(일본 항공)이 파산 위기에 몰렸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항공으로 유명하였지만 끊임없는 적자에 허덕이고 강성 노조로 인해서 결국 파산의 위기까지 몰린 것이다. 이러한 JAL의 구원투수로 이나모리 회장이 나섰다. 일본 기업인들의 살아 있는 성공 신화이자 직원들에게는 변함없는 존경심을 한몸에 받아 온 일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요청을 결국 수락한 것이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회장은 1959년 교토에서 직원 8명으로 교세라를 창업하고, 매출 10조엔 (약 120조원)이 넘는 세계적 전자부품 회사로 키워냈다. 그가 최근에 이런 말을 하였다. "법정 관리 후에도 직원들에게 위기감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면서 JAL의 '오야가타 히노마루'정서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오야가타'는 부모님이고, '히노마루'는 일장기를 의미한다. 아무리 적자가 나도 정부가 부모님처럼 든든하게 지원해주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공기업 체질을 질타한 말이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경영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 국민들 모두가 주주가 되어 의견을 개진하고 국민들의 세금이 수익으로 들어오며 그것을 이용해서 '대한민국'이라는 큰 배를 앞으로 이끌어 나간다. 그 중요도로 따지자면 국민 하나하나의 가치가 말로 형용 할 수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국가적인 중대한 사업이나 안건을 담당하는 공기업과 대한민국 공무원은 주식회사의 경영 에 대해서 큰 책임을 갖고 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수익인 세금이 과연 진짜로 잘 쓰이는 것인가?
    의문과 책임 의식을 갖고 국민 모두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