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지방선거 패배 후 여권 고전의 타개책으로 떠오른 '박근혜 역할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 초선 서명파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당 대표로 추대하는 것을 공론화한 데 이어 친박계 개별 의원 사이에서도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 쇄신모임 의원들은 17일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당 소통과 화합을 위해 박 전 대표가 오는 7월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연합뉴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연합뉴스

    친이계 신성범 의원은 이날 발제에서 "박 전 대표가 개인적 고집을 꺾고 이번 전대에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하며, 초선들이 출마를 종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진 의원은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가 뒷짐을 지고 빠지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성식 의원은 "박 전 대표 문제는 떠든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다"며 "결국은 초계파적인 쇄신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렇듯 '박근혜 역할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친박계 개별 의원들도 '역할론'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섰다.

    친박 6선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6·2 지방선거 결과에 담긴 메시지가 당이 화합하라는 것인데 이것은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아 얼개를 만드는 게 대전제"라고 '박근혜 역할론'을 공론화했다.

    여기에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박 전 대표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요청하며 '박근혜 역할론'에 힘을 실었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에 희망을 불어넣고 다시 일으킬 수 있는 분은 바로 박 전 대표밖에 없다"면서 "박 전 대표가 당을 이끌어주셔야 한다"고 간청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잇달아 "전당대회에 안 나간다"(15,16일 본회의 출석에 앞서)고 못박은 상태라 전대 출마는 불투명하단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박해춘 비대위 위원이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 '박근혜 책임론'을 들고 나와 논란이 되는 등 촌극도 벌어졌다. 6.2지방선거 충남지사 후보로 나왔던 박 위원은 "박 전 대표가 충남을 불쌍하게 생각해 세종시 문제를 풀어달라"며 "세종시 수정안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진것처럼 확정되는데 아쉽다. 충남에서 나온 후보들은 박 전 대표의 사진을 걸고 선거운동을 했다"며 박 전 대표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박 위원은 지난 11일 첫 비대위 회의에서도 "박 전 대표가 와서 선거 유세 하기를 강력 요구했는데 끝까지 안했다"며 "야당은 똘똘 뭉쳤는데 여당은 분열해서 선거에서 이길 수 없었다"고 박 전 대표 책임론을 부각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