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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렬한 자기반성 없는 쇄신은 분풀이에 불과"(홍정욱 의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핵심가치를 지켜야 당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조전혁 의원) "철저하게 진정성을 갖고 몸부림치는 시간이 필요하다"(김성태 의원)
6.2지방선거 패배 후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인 쇄신논의에 '계파 화합' '전대시기 조정' '보수노선과 가치 수정' '자성론' 등 다양한 대책이 나왔다. 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토론회엔 지방선거 후 당 위기의 심각성을 반증하는 듯 초선의원 89명 중 54명이 참석해 당내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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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쇄신을 위한 한나라당 초선의원 토론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계파 화합과 전대시기= 초선 의원들은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세종시 논란을 계기로 증폭된 친이 친박간 계파갈등을 꼽은 뒤 '탈계파, 무계파' 를 촉구했다. 중립성향 김학용 의원은 "한나라당표가 이탈된 가장 큰 원인은 누가 뭐래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불화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초선 대표 5명을 구성해 대통령을 만나 중진이 하기 어려운 진솔한 얘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상규 의원은 "한나라당이 어려움에 처한 가장 큰 원인은 총체적인 소통의 부재에 있다. 큰 소통이 이뤄지려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하루빨리 만나야 한다"고 제안했고, 친이 김성태 의원은 "탈계파 선언의 힘으로 당정청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박민식 의견은 "계파논쟁 종식은 잘 안 될 것이다. 계파의 존재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기를 두곤 친이 친박간 이견이 나왔다. 손숙미 의원은 "7.28 재보선에서 강원 한 곳만 빼고는 참패할 것인 만큼 곧 출범하는 비대위로 재보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고, 친박계 유재중 의원은 "전대는 당초일정대로 빨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성태 의원은 "철저하게 진정성을 갖고 몸부림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대 연기를 제안했다. 이에 주광덕 의원은 "전당대회가 7월 중순에 열리든, 8월에 열리든 계파 밀어주기 식으로 치러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보수노선 점검과 가치수정= 당의 보수노선과 관련 '현행 노선 유지'와 '개혁적 노선 지향'이란 의견으로 갈렸다. 홍정욱 의원은 "복지 안보 분야에 경직된 태도를 버리고 개혁적, 온정적인 '쿨보수'의 메시지를 정립해야 한다"고 했고, 손숙미 의원은 "여성 환경 노동 복지분야에서 어젠다를 가져와 따뜻하고 쿨한 보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전혁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핵심가치를 지켜야 당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고, 정옥임 의원은 "젊은이들은 보수가 나쁘다고 하는데 북한에 가면 진보인 만큼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며 노선 유지를 주장했다.
◆세대교체론과 자성론= 손숙미 의원은 "당이 먼저 쇄신해야지 어떻게 남 탓부터 하느냐"면서 "뼈를 깍는 쇄신이 자기 뼈를 깎는 쇄신이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진성호 의원은 "청와대에 쇄신을 요구할 수 있지만 첫 번째는 아니다"면서 "정당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비겁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재중 의원은 "정책에서 국민을 껴앉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중소기업을 힘들게 했다. 한나라당이 브레이크를 걸고 목소리를 내야하지만 역할을 못했다"고 반성했다.
권택기 의원은 "중진이 만들고 보완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세대교체, 통합형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홍정욱 의원은 "캐머런 신임 총리의 성공 뒤에는 젊은 정치신인을 적극 밀었던 보수당의 원로파워그룹이 존재했다. 과연 한나라당의 원로들이 '한국의 캐머런'을 키울 의지가 있는가"라고 따졌다.
◆공개여부와 대통령 비하발언 두고 여전히 신경전
이날 토론회에선 시작부터 내용 공개여부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조원진 의원은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비공개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조전혁 의원은 "공개로 하자. 우리가 국가기밀을 논의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맞섰다.
정해걸 의원은 "의원 워크숍에서 이미 얘기가 다 나온 부분을 오늘 수렴하는 것인 만큼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진성호 의원은 "일단 공개했다가 공개부분이 끝나면 비공개로 토론을 하자"며 이견을 보였다.
또, 이날 모임에서는 지난 7일 의원 연찬회에서 이종구 의원의 이명박 대통령 비하발언 비판의견도 나왔다. 김영우 의원은 "대통령에 대해 상스러운 얘기를 반복했어야 했느냐"면서 "저속한 육두문자를 사용해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쇄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