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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4일 "북한 핵문제와 천안함 군사도발은 결코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걸린 심각한 문제"라며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조와 단호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8개국 외교, 안보 관계 장관들의 대화체 '제9차 아시아 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핵문제와 천안함 도발은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그러기에 6자회담 참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모두가 적극 나서야 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적당히 시간이 흐르면 북한의 잘못이 묵인되고 한반도의 안정이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의 도발은 또다시 되풀이 될 것"이라며 "북한 스스로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도록 하는 것은 앞으로의 북한 자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 지도부가 시간을 끌면서 핵무장을 하고 강성대국만 달성하면 살 수 있다는 허황된 생각을 확실히 버리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거듭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군사도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승조원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태는 남한 영해에 들어와 우리 군함을 직접 공격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북한의) 군사도발"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그동안 자신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해 온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을 다시 꺼냈다. 그는 "1993년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실체가 드러난 이후 지난 17년간 수많은 회담과 협상이 있었지만 그 결과는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이었다"며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이 언제 다시 열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그랜드 바겐을 타결해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정부가 제안한 그랜드 바겐 구상은 국제사회의 확실한 안전보장 및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 핵 프로그램을 폐기시키고자 하는 일괄타결 방안"이라고 설명한 뒤 "한반도는 이제 국제사회의 분열과 반목의 장이 아닌,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일구는 새로운 터전이 돼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우방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두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리콴유 싱가포르 고문장관과 면담을 하고 5일 오전에는 싱가포르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리센룸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회담에선 양국간 경제와 안보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또 5일 오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도 만나 한미동맹 발전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