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방자전' ⓒ 뉴데일리
    ▲ 영화 '방자전' ⓒ 뉴데일리

    "'남원의 긍지' 춘향을 상업적 성 노리개로 변질 시키다니…"

    전국 400여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인 김대우 감독의 영화 '방자전'을 놓고 춘향문화선양회가 상영 중지를 요구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춘향문화선양회는 '방자전'의 개봉 이틀 째는 지난 3일 오후 4시께 회원 40여명이 영화제작사 (주)바른손을 방문해, 상영중지를 요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하고 시위를 벌였다.

    춘향문화선양회 박동섭 차장은 4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저희 남원은 춘향이라는 실존 인물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으로 긍지를 갖고 살아왔다"며 "남원 시민들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 치하에 있으면서도 춘향의 제사를 모셔오는 등 춘향에 대한 긍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남원은 예로부터 '춘향의 고향'으로 알려져 왔으며, 금년에는 80회 춘향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춘향제를 세계화 시켜 전 세계인들로 하여금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을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사랑이야기로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때문에, 춘향문화선양회는 영화 '방자전'이 춘향의 정절을 무시하고, 모독한 채 방자와 성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내용을 담아낸 것에 대해 남원 사람으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춘향의 문화를 선향하는 입장에서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동섭 차장은 "춘향을 모독하는 것은 남원 여성들에게 치명적인 것"이라며 "'방자전'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의 성을 상품화 시켜 포르노와 같은 영화를 제작한 것에 대해 남원 여성들은 울분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항의가 빗발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일 (주)바른손과 시오필름(주)측은 "'방자전'은 소설 '춘향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적인 상상력을 동원해 만든 창작물"이라며 "이 과정에서 원작을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음을 양해바라며, 일부 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세대들이 우리 고전 미담 '춘향전'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동섭 차장은 "'춘향전'을 실존인물로 생각치 않고, 소설로 생각해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하려고 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 남원 시민들과 제향유 회원들은 앞으로 이를 전국적으로 알려 과감하게 이 부분을 파헤치려고 한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또한, 현재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규탄 성명을 발표했으며 다음주 월요일까지 선양회의 대표와 영화 제작사의 대표가 만나 상황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방자전'은 '음란서생'으로 잘 알려진 김대우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고전 '춘향전'을 재해석하며 파격적인 배우들의 노출신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