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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노리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한 골 차로 석패했다.
한국시각으로 4일 오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열린 스페인 대표팀과의 월드컵 본선 대비 마지막 평가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후반 41분 헤수스 나바스에게 중거리슛을 허용, 0-1로 아쉽게 패배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내용상으론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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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한국시간) 오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스페인의 평가전에서 안정환이 스페인 카를로스 마르케나와 공중볼다툼을 하고 있다.
한국은 '가상 아르헨티나' 스페인을 맞아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전력 점검에 나섰다.
최전방에는 박주영(AS모나코)을, 좌우 날개엔 염기훈(울산)과 이청용(볼턴)을 배치시키는 삼각편대를 구성한 한국은 전반 13분 염기훈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김정우의 슈팅을 유도하는가하면 박주영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절호의 기회를 맞는 등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위협적인 플레이를 여러차례 선보였다. 그러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스페인은 뛰어난 패스웍을 통해 볼점유율을 늘려갔고 결국 후반 한 골을 성공시키며 세계적 '강호'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비록 한 골을 허용하긴 했으나 한국팀 수비 역시 스페인 못지 않는 '그물망 수비'를 펼치며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공격형 미드필드에 김재성(포항), 김정우(상무), 기성용(셀틱)을 배치하고 이영표(알 힐랄),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오범석(울산)을 포백라인으로 구성한 한국은 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찬스가 생기면 지체없이 역습을 전개하는 기동성 있는 경기를 펼쳤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경미한 허벅지 근육통으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스페인은 부상 방지 차원인 듯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고 1.5군을 내세워 한국팀과 맞붙었다. 하지만 이들이 선보인 경기력은 주전급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파워가 넘쳤다. 페르난도 로렌테가를 원톱에 세운 스페인은 헤수스 나바스, 파브레가스, 이니에스타, 후안 마타 등 세계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를 앞에 포진시킨 뒤 라울 알비올, 라모스, 카프 데빌라, 카를로스 마체나로 구성된 포백라인을 후방에 배치시켜 한국팀의 간헐적인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적을 0-0으로 비긴 양팀은 결국 승리를 위해 포메이션 변경과 주축 선수의 투입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한국은 4-4-2로 포메이션을 바꾸는 한편, 후반 21분 '반지의 제왕' 안정환을 투입시켜 스페인의 골문을 노렸다. 스페인 역시 좀처럼 한국팀의 골문이 열리지 않자 후반 13분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알론소, 다비드 비야 등 쟁쟁한 주전 선수들을 일시에 대거 투입하며 한국팀을 긴장케 했다.
이후 양팀은 후반 22분, 38분 한국과 스페인이 번갈아 결정적인 기회를 잡는 등 '시소 게임'을 펼쳤으나 마지막 1% 부족으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은 기성용이 날린 회심의 슛이 박주영의 머리에 맞고, 이정수의 헤딩슛이 골문을 벗어나는 등 골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스페인도 후반 33분 다비드 비야가 단독 찬스를 잡는 등 여러차례 맞은 결정적 기회를 무산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의 문전을 줄기차게 위협하던 스페인은 결국 후반 41분 헤수스 나바스가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1-0 승리를 낚아채며 체면치레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