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은 전쟁 하라고 해도 못한다“
    정치권이 '전쟁이냐 평화냐'며 전쟁위기론을 확산시키며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고, 일부 국내외 언론들이 남북충돌 시나리오 등을 앞 다퉈 제시하며 전쟁발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데일리NK가 분석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 즉, 김정일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데일리NK에 확인했다. 이들은 ▲김정일 독재정권의 본질 ▲한미군사동맹 등 확고한 대북 억지력 ▲역내 안정을 추구하는 중국과의 관계 ▲북한의 내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前 노동당 비서)은 "김정일은 자신의 체제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체제가 무너질 수 있는 전쟁이나 개혁개방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김정일은 자신의 생명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겁쟁이기 때문에 자신의 체제가 무너질 수 있는 전면전보다는 긴장조성 정도의 도발을 통해 체제결속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도 "김정일의 대남전략에 있어서 전면전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치명적인 위기를 가져다줄 확전은 남북 쌍방이 원하지 않고, 특히 김정일의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도 전면전을 벌이지 못하며, 센 척만 하는 등 엄포만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후계구도 안정화, 경제난 등 김정일 정권의 내부 사정을 볼 때 지금과 같은 남북간 대결구도가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현재 김정일은 선군체제 구축을 공고화하면서 후계체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지만, 후계자 구축을 어렵게 만드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고 전망했고,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북한의 경제난 등 내부 객관적이 상황으로 볼 때 전면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함께 그동안 동맹관계를 맺어온 중국을 비롯한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에 김정일이 전면전을 벌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현재 상하이 엑스포를 개최하고 있으며, 11월 아시안게임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쟁뿐 아니라 한반도 긴장조성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중국도 천안함 관련해 북한의 입장에 서주지 않고, 러시아도 전문가들을 파견해 한국의 조사결과를 검토하는 것 등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을 줄 것"이라고 했고, 이 연구실장도 "중국은 북한의 전쟁도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단호하고 일관된 대북 제재조치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응징조치가 단발성으로 그칠 경우 김정일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장은 "우리가 전쟁을 못한다고 하면 북한은 더욱 도발하고 우리가 전쟁도 불사한다고 하면 북한은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번처럼 단호하게 나가다가 약간의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 김정일이 오판해 더욱 기고만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김정일이 '앞으로 도발을 해서는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근본적인 북한의 도발을 막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