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대학교 국제문제 연구소장 B.R 마이어 교수가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이 시선을 끈다. 김정일이 ‘민족주의자’라서, 그리고 남한의 건국 리더들은 그렇지 못했다고 간주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 있다는 한국 대학생들의 이른바 ‘민족주의’를 그는 신날하게 비판했다. 그에 의하면 한국의 대학생들은 바로 그 때문에 김정일의 천안함 폭파에 대해 별로 분노를 표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그런 ‘민족주의’는 한 마디로 웃기는 것이다. 민족주의만 내세우면 별별 흉악한 만행을 다해도 오케이인가? 외국의 식민통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기간에는 저항 민족주의가 일정한 생명력을 갖는다. 그러나 독립 후에도 민족주의를 내세워 쇄국주의, 개인숭배, 피의 숙청, 기아(饑餓), 학살,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는 것은 민족주의가 아니라 백백교 같은 사이비 종교와 다를 게 없다,
     
      민족주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 민주, 인권, 삶의 질(質), 민주적 헌법질서, 법치주의, 개방사회, 세계화된 국가, 문명성, 다양성, 아름다움, 개인의 차별성이다. 이것보다 김정일의 백백교에 더 동정심을 갖는 나머지 천안함 폭파에 대해 도무지 분노를 할 줄 모른다면, 그런 한국의 젊은이들은 썩어 문들어진 ‘젊은이’ 아닌 ’바보‘다.
     
      애국심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동족이면 살인강도도 우리 편’이라는 신앙(?)보다는, “설령 다인종 국가라 하더라도 좋은 이상(자유민주 헌법질서)에 기초한 문명된 국가공동체가 바로 우리 편” “동족이라 해도 살인강도는 적(敵)”이라고 믿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의 대학생들이 정말로 마이어 교수가 말한대로라면, 21세기 한국의 대학생들은 지성인, 지식인이라기보다는 질 낮은 중우(衆愚)라 할 수밖에 없다. 사이비 신흥종교 교주 여러분, 다른 데 말고 한국의 대학가에 그물을 치시게들. 거기가 황금어장일세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