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사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공급하는 중국 하청업체 공장에서 근로자 12명이 연이어 투신자살했다. 불과 넉달 만에 10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당하는 비극이 벌어진 셈이다.

    27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대만 기업인 팍스콘 중국 선전 공장에서 26일(현지시간) 밤 11시 경 근로자 한 명이 투신해 사망했다. 이 공장에서 벌어진 12번째 투신 사건으로 이날은 팍스콘의 모기업 이사장이 직접 공장을 방문해 공개사과를 한 직후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 ▲ 중국의 팍스콘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내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뉴데일리
    ▲ 중국의 팍스콘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내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뉴데일리

    팍스콘의 모기업인 훙하이그룹 쿼타이밍 이사장은 이날 선전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근로자들과 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궈 이사장은 “회사가 지급하는 사망 위로금이 많아 자살을 부추긴다는 말이 있다”며 위로금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자살 원인은 위로금이 아니라 열악한 노동 환경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팍스콘 선전공장의 근로자들의 한 달 평균 월급은 1000위안 정도. 우리 돈으로 18만원 선이다. 농촌지역에서 올라온 근로자들은 고향에 돈을 부치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우리 돈으로 5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근로자들의 규율도 엄격하다. 식사 시간은 30분 남짓에 작업도중 옆 사람과 대화는 철저하게 금지돼있다. 감시카메라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봇처럼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날 궈 이사장은 공장을 찾은 200여명의 보도진에게 수영장을 비롯한 팍스콘 공장의 여가시설을 보여주며 ‘우수한’ 복지환경을 홍보하는데 애썼다.

    한편 애플도 하청업체의 잇따른 자살 사건에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26일 “큰 충격과 슬픔을 느끼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팍스콘에 대한 조사를 모든 하청업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팍스콘 선전공장에서는 지난 1월 23일 이후 4개월 간 총 12건의 투신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투신을 시도한 근로자들은 모두 25살 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