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모두 할 얘기가 많았다. 26일 청와대에서 만난 이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은 당초 약속했던 시간을 훌쩍 넘겼다.

    30여분간 만나기로 한 두 사람은 20분을 더 썼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두 분다 상당히 길 게 얘기했다"고 했다. 앞서 중국을 방문한 클린턴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방문 결과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고, 이 대통령도 전날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과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북 제재안과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양국간 공조 계획 등을 논의하기에 앞서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과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북 제재안과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양국간 공조 계획 등을 논의하기에 앞서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공조는 그 어느 때 보다 공고하다"는 이 대통령 발언 처럼 두 사람은 양국의 공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 발생 직후 미국 정부가 즉각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 준 데 대해 온 국민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하자 클린턴 장관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대해 명확한(clear and unmistakable)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화답했다.

    이어 "천안함 관련 담화를 통해 이 대통령이 신중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를 계속 완벽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지역 문제는 물론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유치 등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데 대해 개인적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클린턴 장관 역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견해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이 대통령이 단기적 대응 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 변화도 염두에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균형 있고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는 데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배석했던 이 수석은 "오늘 (만남의) 핵심적 단어는 한 마디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였다"며 "국제공조를 통해 대응하면 결국 북하은 변할 것이고, 긴 호흡을 갖고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다시 해석을 한다면 (이 대통령이)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인식을 하신 게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접견에는 미국 측에서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제프리 베이더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우리 측에서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