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엉클 분미'로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 ⓒ 연합뉴스
    ▲ 영화 '엉클 분미'로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 ⓒ 연합뉴스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39) 감독의 영화 '전생을 기억하는 엉클 분미'(이하 엉클 분미)에 돌아갔다.

    태국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아시아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나온 것은 1997년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향기'가 공동수상한 이래 13년 만이다.

    이번 '엉클 분미'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한 마디로 '의외'였다.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은 이창동 감독의 '시'와 마이크 리의 '어나더 이어', 자비에 보브와의 '신과 인간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뷰티풀'을 주요 수상 예상작으로 꼽아왔다.

    영화 '엉클 분미'는 타이 북동부 시골을 배경으로 그곳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그들이 신봉하는 애니미즘을 담아낸 작품이다. 위라세타쿨 감독은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제작의 배경을 밝혔다.

    이 영화에는 신장 질환으로 죽어가는 중년 남자 분미 앞에 죽은 아내의 영혼이 나타나고 오래 전 잃어버린 아들은 원숭이 유령으로 등장한다. 그의 느릿함의 미학은 몰입을 유도하고 그의 신화적 접합은 거대한 마력을 지닌다는 평가다.

    미국 시카고미술대학에서 영화제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위라세타쿨 감독은 1999년 '킥 더 머신'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영화 제작이 힘쓰고 있다. 특히, 그는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영화를 찍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애니미즘과 자연에 대한 주제를 주로 담아낸다. '엉클 분미'는 그의 6번째 장편 영화다.

    위라세타쿨 감독은 2004년 '열대병'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으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편, 지난 4월 '아시아 현대 미술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찾은 바 있는 위라세타쿨 감독. 그의 영화와 비디오 아트를 접목시킨 작품들은 방이동 소마미술관에서 내달 6일까지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