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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대와 정부 진압군의 충돌로 방콕 시내는 전쟁터로 변하고 있답니다. 진압군과 시위대 사이의 총격전은 이내 20명 가까운 사망자와 100명이 넘는 부상자를 냈고, 시간이 흐르고 날이 갈수록 사상자는 더 늘게 마련이니 태국은 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도 4.19가 있었습니다.
한반도의 남쪽 바닷가 마산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젊은 학도들이 시작한 시위가 드디어 4.19를 불가피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계엄사령관 송요찬 에게 물었답니다. “국민은 무엇을 원하는가” 송 사련관이 대답을 하였답니다. “각하의 하야입니다.”
이 대통령은 당신이 하야 해야겠는가, 안해야겠는가를 국무위원들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물어야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안 됩니다”일 것이 뻔 할 노릇이었기 때문입니다.나는 4.19 1주일 전인 4월 12일에 있었던 국무회의의 회의록 읽으면서, 이승만 대통령이 3.15 부정선거에 대해 전혀 눈치도 못 채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최인규를 비롯한 당시 국무위원들에 대한 증오심이 치솟았습니다.
그들은 왜 대통령이 감쪽같이 모르게 그 짓을 하였습니까. 누구를 위하여 부정선거를 감행하였습니까? 나라를 위하여? 이승만 대통령을 위하여? 아니면 자기들 자신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하여?오늘 태국의 저 어지러운 유혈사태를 바라보면서, 이승만 대통령의 대한민국에 태어난 사실이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태국 총리 웨차치와는 시위대가 제시한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름다운 방콕을 불바다가 되게 하는 참극을 지켜보면서, “국민이 원한다면” 하는 한 마디를 남기고 영영 떠나버린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매우 자랑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