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 더 서울시장을 하겠다고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같은 자리에서 돌을 맞았다.
바로 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한 전 총리를, 예비후보들은 유력 경쟁자인 오 시장을 비판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
- ▲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명숙 전 총리가 2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9회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선 정몽준 대표는 한 전 총리를 겨냥, "우리 한나라당은 여러 차례 후보토론회를 했고, 이렇게 당원과 서울시민이 참여하는 경선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후보 간 토론회도 없이 후보를 뽑는다고 한다"며 "야당 후보 개인의 도덕성 문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전반적인 후퇴"라고 꼬집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인사말에서 "민주당은 이런 경선 하나 제대로 못 치르는 정당 아니냐"며 "우리 한나라당 후보들은 잘 생겼고 말 많은 저쪽 당 후보와 차별화되는 것은 청렴하고 깨끗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당 후보들에 대해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후보들 너무나 깨끗하다"며 "어디서 냄새 풀풀 나는 후보랑은 다르지 않느냐"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반면 오 시장을 제외한 예비후보들은 오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제일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김충환 후보는 15분의 연설 대부분을 오 시장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는 재임 중 홍보비만 무려 1386억 원을 썼다"며 "전임시장에 비해 4배가 넘는 돈을 쓴 것이고, 하루에 1억 원씩 홍보비를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시장 시절 부채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른다"며 "그런데 오 시장은 단 4년 만에 이 부채를 22조로 늘려 놨다"고 말한 뒤 "오늘 다시 오 시장을 찍는다면 이 빚을 모두 인정하는 것이고, 더 많은 빚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시민 혈세를 마음대로 쓰고, 시의 재정을 빚더미에 올려놓은 오 시장을 다시 시장으로 뽑겠냐"고 재차 공격했다.
나경원 후보 역시 "서울시는 매번 도시경쟁력이 좋아졌고, 해외에서 무슨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과연 서울시민의 삶이 편해졌다고 생각하느냐"고 오 시장 공격에 동참했다. 나 후보는 "깨끗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중요한 것은 한명숙 후보와의 차별화"라며 "한 후보, 총리를 해서 마치 그럴싸한 것 같지만 잘 한 일도, 못한 일도 기억나지 않는 존재감 없는 총리였다"고 말한 뒤 "존재감 없는 총리에 존재감 없는 시장으로 차별화 될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맨 마지막 정견발표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오 시장은 두 후보의 공격에 "4년 동안 도시경쟁력과 금융경쟁력 모두 열다섯 계단이나 뛰어올랐고, 세계 10위권 도시 진입은 세계가 공인한 기록"이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지금 야당 후보를 누르고 본선에서 확실하게 승리할 단 한명의 후보가 누구냐"고 물었다.





